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 뉴욕지사 한상훈 수석부사장은 주미한국상공회의소(KOCHAM)가 16일(현지시간) 주최한 '하반기 미국경제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 미국의 경우 기업들의 부동산 투자가 별로 없었고 성장활력이 그래도 있다는 점이 일본과 다르지만 연방정부나 중앙은행이 손을 떼면 다시 성장이 떨어지고 실업이 높아지는 큰 그림은 일본과 다를 바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부동산경기 개선은 요원하다는 진단이다. 차압관련 주택매물이 흘러나오며 재고가 다시 늘고 있는 만큼 집값은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 부사장은 "주택값이 향후 10~20% 더 떨어질 것이란 로버트 쉴러 교수의 진단도 비현실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부사장에 따르면 2007년 이후 미국에서 가장 많은 고용감소가 있었던 곳은 건설업, 제조업, 운송 3대분야다. 건설업 237만개를 비롯, 2007년 이후 이 3개부문에서 없어진 일자리만 700만개에 달해 같은 기간중 전체 일자리감소분 800만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금융 소비에 까지 파급효과가 큰 건설부문이 회복세로 돌아서지 않는 한 의미있는 미국경기 회복과 일자리 증가는 없을 것이란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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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연준외 미국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사줄 곳이 없다는 점도 새로운 양적완화를 가능케 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한 부사장은 "2단계 양적완화 이후 연준이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독점적으로 사주다 시피하고 미국개인이나 금융사, 중국 등 해외 투자자는 거의 발을 뺐다" 며 "2단계 양적완화 후 은행 등 금융사가 연준을 대신할 수 있겠지만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국채값이 떨어지지 않는 한 선뜻 매수하기를 꺼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사장은 "일본의 경우 부동산 거품 붕괴후 금리를 제로수준으로 낮추고 유동성을 천문학적으로 푸는 양적완화를 거듭 시행했지만 상황이 나아질 만하면 국가신용도를 염려해 정책을 거꾸로 가는 바람에 10년넘게 경제를 제대로 일으켜 세우지 못하고 허송세월했다"며 "미국도 이같은 일본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