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S부터 록히드까지 '해킹 전성시대'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11.05.31 14:51

몇달새 EMC의 RSA 보안부문·농협·소니 등 잇단 공격

가히 해킹 전성시대이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주말 미국 공영방송 PBS의 ‘뉴스아워’ 페이지가 해커들로부터 공격을 당했다. 해커들은 15년전에 피살당한 전설적인 래퍼 투팍 샤커가 뉴질랜드에 살아 있다는 허위기사를 PBS 사이트에 게재했다.

이번 해킹은 세계 최대의 방위업체 록히드 마틴이 지난 21일 컴퓨터 네트워크에 중대하고 집요한 공격을 받은 것을 확인했다며 28일밤 발표한지 얼마되지 않아 세상에 알려졌다. 록히드마틴은 데이터가 누출되기 전에 공격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세계 최대 방위업체에서 미 공영방송까지 해커들이 제집 드나들 듯 마음대로 드나들면서 누구나 다음 희생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제기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해커들은 금융정보나 정부의 정보를 목표로 활동했으나 오늘날 해커들은 해커의 공격영역을 스스로 파괴하고 있다.

최근 몇 달동안 해커들은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인 EMC의 RSA 보안부문을 비롯해 이메일 마케터인 입실론 데이터 매니지먼트, 한국의 현대캐피탈과 농협, 소니의 플레이 스테이션 네트워크 등 가리는 것 없이 공격을 일삼았다.

보안회사 iSEC 파트너스의 알렉스 스타모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거의 모든 것이 목표물”이라며 “전문적인 해커 그룹들이 훌륭한 기술과 도구,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컴퓨터 해킹을 투쟁수단으로 사용하는 소위 핵티비스트도 단순히 웹사이트의 문을 두드리는 것에서 벗어나 실제 정보를 빼가는 것으로 진화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을 공격했던 해커들은 훔친 정보의 대가로 몸값을 요구하기도 했다. PBS를 해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룰즈섹’은 위키리크스 등에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위키시크릿츠’라는 프로그램이 PBS에서 방영된 후 항의 표시로 해킹을 감행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도 보고된 록히드 마틴 해킹건은 여전히 방위산업 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록히드는 전세계 12만60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차세대 스텔스 전문기 F35의 개발사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기업체 경영진들도 더 이상 사이버 보안에 수동적인 접근을 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태영 현대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정보기술 보안의 중요성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을 탓했다. 그는 “대기업이나 대형은행 CEO이라면 정보기술 보안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다. 그러나 ‘내가 프로그래밍을 어떻게 알겠어’라고 생각하고 IT에 격려와 예산만을 준다면 그것은 잘못된 지원방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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