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금융 亞공략' 은행 돕겠다…소매 걷은 당국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11.05.19 10:00

[금융강국코리아]<2> 달라진 당국 "해외로 나가라"

편집자주 | 금융에서는 왜 세계 1등이 없을까. 머니투데이는 이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국내 금융사의 해외진출에 초점을 맞춰 전략과 방안을 모색하는 '금융강국코리아'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한국 금융의 글로벌화를 위해선 무엇보다 정부 차원의 지속가능하고 거시적인 장기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간 정부가 큰 그림을 그리지 못 하다 보니 은행들도 별다른 준비없이 해외에 나가 돈을 못 벌면 문을 닫는 실패의 악순환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팔걷은 금융당국 "해외로, 해외로"= 은행 해외 진출에 대한 금융당국의 정책은 2008년 글로벌 위기 전까진 냉온탕을 오갔다. 장기적인 정책과 전략이 부재했던 탓이다. 이런 분위기는 글로벌 위기 이후 조금씩 개선되는 분위기다. 보수적 영업전략을 탈피한 은행들은 새 먹거리를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금융당국도 적극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4월 은행장들과 만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내 은행들의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주요 타깃은 아시아 등 급성장하고 있는 신흥시장이다. 틈새시장인 데다 먹거리가 무궁무진하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은행들은 올해 모두 27개의 해외 점포를 신설할 계획이다. 국가별론 중국과 베트남이 각각 6개, 인도 5개, 인도네시아 3개, 아랍에미레이트 2개, 우즈베키스탄 2개, 브라질과 일본, 호주가 각각 1개씩이다.

금융당국도 같은 입장이다. 국내 은행들이 무분별한 선진국 공략보단 문화적 동질감이 크고 현지화가 용이한 동남아 등 아시아 신흥시장에 우선 진출해 소매금융(리테일)을 하는 게 맞다는 것이다. 소매금융 중심으로 중남미 국가에 진출해 글로벌 은행으로 성장한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이 성공 모델이다.

반영희 금융감독원 금융중심지지원센터 부센터장은 "산탄데르 은행은 언어와 문화적 유사성을 공략해 성공한 케이스"라며 "국내 은행들이 해외 진출 타깃을 정하는 데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규제풀고 관리감독 효율화, M&A 적극독려= 은행 해외 진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은 지난 2008년 9월 설립된 금융중심지지원센터를 주축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과 외국 금융회사의 국내 진입을 지원하는 추진 기구다. 해외진출 추진 금융회사에 대한 현지 인허가 절차, 영업환경 등에 대한 종합 상담서비스를 제공한 결과 개소 이후 지난 해 말까지 모두 177건의 상담이 오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 관련 애로, 건의 사항을 처리하고 진출국 인.허가 절차 등 주요 법규 정보나 앞서 진출한 금융사의 성공 사례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은행들의 호응도가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해 11월 은행 해외 점포 설립 기준을 '사전승인'에서 '사전신고'로 변경했다. 그 동안은 국내은행이 해외에 점포를 내려면 금융당국과 사전에 협의하고 승인(은행업감독규정 13조 의거)을 받아야 했으나 사전에 신고만 하면 되도록 바꾼 것이다. 국내 은행의 해외 진출 편의성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올 11월부터는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슈퍼바이저 컬리지'(Supervisor College, 감독 연합체)도 도입할 계획이다. 해외에 나간 현지 법인이나 은행을 대상으로 한국 금융당국과 해당국 금융당국이 정보교환과 협력을 통해 관리감독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제도다. 금융당국은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국내와 해외의 이중 규제 제약이 해소돼 은행 해외 진출이 더욱 용이해 질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해외에 진출한 국내은행의 현지화와 글로벌은행 성장의 필수 요건인 인수합병(M&A)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은행의 해외은행 M&A 성공을 위해선 금융당국이 "투자 실패에 대한 문책보단 의사결정 체계와 내부통제시스템 개선에 중점을 두고 은행들의 도전정신을 고취할 필요가 있다"(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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