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직전까지 오보····철통보안 '5.6 개각'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11.05.06 21:25

개각 보도 완전히 틀려..여당 반발로 인사안 자체가 바뀌었다는 관측도

'기획재정부 장관 박재완, 고용노동부 임채민, 국토해양부 최재덕'

6일 저녁 7시. 개각 발표가 임박한 시점에 청와대 기자들의 인터넷 메신저에 이런 내용이 돌았다.

하지만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의 기재부 장관 기용만 맞았을 뿐이다. 고용노동부 장관과 국토해양부 장관에는 그동안 한 번도 하마평이 없었던 인사들이 기용됐다.

이번 '5.6개각'은 언론의 예상보도가 철저하게 빗나간 인사라는 점에서도 기록에 남을 만하다. 이날 오후까지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로 박 장관은 일체 거론되지 않았다. 반면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들은 하나같이 빗나갔다.

당초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는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국토해양부 장관에는 최재덕 전 대한주택공사 사장, 환경부 장관에는 박승환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이병욱 전 환경부 차관 등이 이름을 올렸지만 모두 입각에 실패했다.

류우익 주 중국대사의 기용이 점쳐졌던 통일부 장관, 권재진 대통령실 민정수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던 법무부 장관 자리는 아예 유임됐다.


이 같은 상황이 연출된 데는 우선 청와대 인사시스템의 철통 보안이 꼽힌다. 결과적으로 틀린 보도들이 잇따른 셈이지만 청와대는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 인사에 관여하는 청와대 참모진 자체도 인사비서관, 대통령실장 등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책임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청와대 참모가 한번이라도 인사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이 있느냐"고 했다.

여당과의 조율 과정에서 인사 내용 자체가 대폭 바뀐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당과의 호흡은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날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비주류 '친박계'인 황우여 의원이 당선됐다. 청와대로서는 점점 더 당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날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결과 후에 인사발표가 나왔다"며 "여러 카드를 갖고 있다가 경선 결과를 보면서 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개각 발표 후 "일 중심으로 할 수 있는 인물이 돼야 한다는 관점에서 광범위한 검토를 통해 압축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며 "여러분들께 중간 중간에 알려드리는 일도 할 수 없었다는 점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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