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들은 모르는 회사에서 주는 비상금?"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1.05.06 07:11

[부동산X파일]포스코건설, 매년 직원에 100만원 상당 선불카드 지급

ⓒ윤장혁
"복지카드? 그런게 있었어? 난 몇 년을 같이 살고도 전혀 몰랐네. 이 인간, 저녁때 들어오기만 해봐."

인천 송도신도시 포스코건설 사원아파트에 사는 A대리 부인과 B대리 부인이 함께 조깅을 하다 나누는 대화다.

포스코건설은 모든 직원에게 매년 100만원 상당의 선불카드를 지급한다. 일반 신용카드와 같은 모양의 이 선불카드의 이름은 '복지카드'다. 이름 그대로 직원들에게 복지에 쓰라고 지급하는 1년치 용돈이다. 직급과 관계없이 선불카드 금액은 똑같다.

카드는 본인이 원하는대로 사용할 수 있다. 100만원을 한번에 쓸 수도, 조금씩 나눠서 사용할 수도 있다. 책을 사든, 옷을 사든, 밥을 먹든, 학원에 다니든 어떤 용도로도 사용 가능하다. 다만 술집 등 유흥업소에서는 쓰지 않은 게 원칙이다.

복지카드는 급여통장에 지급액이 찍히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직접 카드를 수령할 수 있어 포스코건설 남성 기혼직원들 사이에선 부인 모르게 쓰는 '비상금'으로 통한다. 월급을 부인에게 모조리 상납하고(?) 매달 용돈을 타서 쓰는 직원들의 경우 새 복지카드가 나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하지만 서울 강남에 있던 사옥이 지난해 인천 송도로 이사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회사 직원들이 사원아파트에 모여 살면서 가족커뮤니티가 자연스럽게 형성돼 웬만한 회사정보는 금세 부인들에게 들통이 난다. 복지카드도 마찬가지다. 부인에게만은 영원히 비밀로 하고 싶었던 복지카드의 실체가 발각되면서 포스코건설 사원아파트 곳곳에선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복지카드를 뺏기고 반성문을 쓴 C대리, 6개월간 용돈을 깎인 D과장, 1주일간 안방에서 쫓겨난 E차장 등 복지카드 발각 후폭풍이 거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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