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택 강제철거에 항의, 주민 분신으로 생명 위험

머니투데이 베이징=홍찬선 특파원  | 2011.04.24 17:44

中 후난(湖南)성 주저우(株洲)에서 22일 오전 8시

중국 후난(湖南)성 주저우(株洲)시 윈롱(云龍)시범구에서 22일 오전 8시30분경, 주택의 강제철거에 항의하는 주민이 분신(스스로 몸에 불을 붙이는 것)한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생명이 위험하다고 신징빠오(新京報)가 24일 보도했다.

중국 후난성 주저우시에서 한 주민이 주택의 강제철거에 항의해 지붕위에서 분신한 모습. ▲출처=신징빠오


분신을 한 사람은 이 마을에 사는 왕자쩡(汪家正, 58). 그는 이날 분신하기에 앞서 자신이 스스로 몸에 불을 붙이고, 불이 몸 전체에 붙은 뒤 지붕에서 굴러 떨어지는 전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게 했다. 이 동영상은 2분25초 동안 분신 과정을 촬영했다.

이 동영상을 본 왕자쩡 씨의 딸 왕하이옌(汪海燕)는 “동영상에서 분신한 사람은 자기 아버지이며 불에 붙은 아버지 옆에 서 있는 청년은 동생 왕홍위(汪紅宇, 31)”라며 동영상이 사실임을 증언했다.


왕하이옌은 “어머니와 동생 부인, 그리고 조카가 집에서 잠을 자고 있던 지난 22일 새벽 5시경, 100~200명의 철거반이 문을 부수고 집에 들어와 어머니와 동생 부인, 조카 등을 강제로 끌어내려 했다. 불과 8개월밖에 안된 조카가 땅바닥에 처박혔는데도 상관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그 날 밤 집에서 잠자지 않았던 아버지와 동생은 철거반이 집에 들이닥쳤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에 도착해 곧바로 지붕 위로 올라간 뒤, 미리 준비한 기름을 몸에 붓고 물을 붙였다”며 “아버지는 굴착기가 집을 부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분신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왕자쩡은 분신 후 주저우시 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조치를 받았다. 왕하이옌에 따르면 그의 아버지는 전신의 78%에 화상을 입었으며 폐 간 식도 등도 심한 손상을 입었다. 왕자쩡은 현재 생명이 매우 위험한 상태이며 호흡기에 의지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회복하더라도 식물인간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병원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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