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소기업을 찾았는데 은행장이 방문한 건 처음이라며 놀라더군요. 애로사항을 듣고 은행이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약속하고 나오는데 80대의 경영자가 엘리베이터 앞까지 나와 고맙다며 꼭 껴안아 줬습니다. 금융이 할 일이 바로 '현장'에 있다는 생각을 새삼 했습니다".
이 행장이 최근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을 직접 만난 것도 '고객제일'과 '현장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 행장은 조 회장을 만나 삼부토건의 회생 의지를 확인하고 기업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 행장의 가장 큰 강점은 친화력이다. 은행 안팎에선 이 행장이 적(敵)이 없을 정도로 소탈한 성품을 갖췄다고 평가한다. 인적 네트워크(인맥)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집행부행장과 수석부행장 시절 우리은행 고객들이 가장 먼저 찾은 것도 이 행장이었다.
그래서 우리은행 안팎에선 이 행장이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도와 민영화 등 여러 가지 현안들을 슬기롭게 풀어갈 것이란 기대가 높다. 이 행장은 "이 회장은 인생의 대선배이자 배울 게 끝이 없는 분"이라며 "언제라도 회장실로 올라가 대화하고 주력 계열사로서 우리은행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1950년 경북 경주에 태어난 이 행장은 대구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나와 1977년 상업은행에서 뱅커 생활을 시작했다. 1999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합병 직후 첫 인사부장을 지냈고 2002년 기업금융단장을 거쳤다. 2003년 카드대란 당시 LG카드 부실처리 방안을 놓고 8개 채권은행과 LG그룹 추가 지원을 이끌어내는 등 기업 구조조정의 전문가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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