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3세대 뉴웨이브 선두주자 최범석

머니투데이 아이스타일24 제공 | 2011.04.08 15:49

많은 이들은 의상 디자이너를 '선생님'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의상 디자이너 자체에 대해 환상을 갖고 있다. 최.범.석.이란 이름 역시도 많은 이들에게는 환상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최범석은 그게 오히려 더 이상하다고 했다. 자신은 그저 옷을 만들고 파는 사람일 뿐이라고. 그의 말을 들으면서 그동안 의상디자이너에 대해 갖고 있던 생각들이 하나 둘 무너져내리는 느낌이었다.

패션 위크, 컬렉션 등 디자이너들의 의상을 그 누가 감히 마케팅과 연결시켜 생각할 수 있었을까? 누가 의상 디자이너를 선생님이 아니라 옷을 만들어 파는 재단사라고 부를 수 있었을까? 그렇다고 최범석의 꿈마저 소박했던 것은 아니었다. 수많은 도전과 실패 속에서 그가 이루고자 하는 지표는 뚜렷하고도 명확한 등대와도 같았기 때문이다.

이번이 5번째 뉴욕 컬렉션 참가인데 몇 억씩 투자를 해가며 바득바득 참가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최범석은 "뉴욕이야말로 글로벌라이징 하기 가장 좋은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첫 번 째, 두 번 째, 경험이 쌓이면서 보이는 부분도 많아졌다. 그들의 의류 문화 코드를 이해하지 못하다가 맨 처음에는 뉴욕의 피플들을 만나면서 기호를 파악하게 되었고 눈썰미도 기르게 되었다.

3년 가까이 뉴욕 패션컬렉션에 참가해 오면서 뉴욕의 잘나가는 쇼핑 시장 카테고리에 조금씩 자리매김 하기 시작했다. 점점 글로벌 피플들의 기호에 대한 확률도 점점 좁혀 디자인 할 수 있게 됐고 글로벌 시장에 조금씩 그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시작했다. 그는 이를 일종의 '전략'이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보다는 오히려 ‘객기’가 더 맞지 않겠냐고 웃으며 말했다.

다른 건 다 A형 성격이 맞는데 시도하고 도전하는 데 있어서 만큼은 자신의 내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남다른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마크제이콥스'나 국내의 '정구호'와 같은 유명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의 자부심도 넘쳤다.

패션의 제 1세대는 앙드레 김, 제 2세대는 이상봉의 시대였다면 제 3세대는 다름아닌 최범석의 시대다. 그는 제 3세대의 특징을 이렇게 일컬었다.

"패션의 1,2세대는 그다지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전의 온앤온, 시스템 등의 국내 브랜드가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일단은 한국 패션시장이 큰 시장이 아니었고, 통관 절차, 무역법이 어려웠기 때문이었지만 3세대부터는 확 달라졌어요. 글로벌 브랜드, 인터넷 쇼핑몰,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SNS 문화까지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경쟁이 급속도로 치열해졌죠. 스스로 글로벌 라이징 브랜드가 되려 하지 않는다면 몰락한 디자이너가 되는 것은 순식간이죠."

최범석은 제 3세대 디자이너들의 성공을 '대중들에게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오브제의 위상을 떨치던 시대는 가버렸는 걸요. 무엇보다도 이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아요. 패션은 상아탑이 아니라는 것을요.

'Fashion=Sale=marketing' 이예요.

디자이너들은 소비자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그 니즈에 대해 귀를 기울여야 하고, 또한 시장이 필요할 때 무엇을 내놓아야 할지를 항상 고민해야 해요. 국내 브랜드 기업들로부터 소비자들이 하나 둘 등을 돌리는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은 일단 제품을 만들고, 그것이 팔리도록 소비자들을 자극한 뒤에야 반응을 보고 콘셉트를 만들려 하는 이유 때문입니다.


적어도 제3세대의 디자이너라면, 소비자의 니즈를 알고, 콘셉트를 파악한 뒤 제품을 제작하는 것이 순서이고 도리라는 것을 알지요. 그래서 저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감탄할 때도 많아요.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한 콘셉트가 명확하다면 그 친구들 역시도 한국의 패션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친구들'인 거죠.

이번 서울 패션위크에 참여하면서도 한국 패션의 미래가 밝다는 생각을 했어요. 많은 신진들이 노력하고 있고 그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 새로운 제너럴 아이디어들이 뿜어져 나오는 것이란 생각을 했어요."


그런 그에게 패션이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 그는 잠시 고민할 새도 없이 "패션은 제 삶이죠. 제 직업이고…생각해보면 저는 옷을 만들 때 가장 즐거워요. 재단사로 일한 지 15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동대문에서 옷을 만들었을 때가 가장 즐거웠던 것 같아요."

이러한 그의 소박한 꿈은 단 하나, 10년 안에 전세계 유명한 편집숍에 자신의 브랜드 옷이 걸리고, 미래의 와이프와 딸들과 함께 그걸 보며 함께 여행을 하는 일이란다. 35세, 당찬 젊은 사장의 꿈치고는 너무 소박한 것 아니냐 물으니, 그는 자신은 사장도 아니고, 선생님도 아니고, 디자이너일 뿐이라고. 옷 만드는 사람이 옷 파는 사람이지, 옷 파는 사람의 꿈이라면 그 정도의 꿈이면 충분하지 않느냐고 소박하게 미소를 지었다.

이런 그의 미소로부터 제 1세대, 2세대 등으로 끊기는 디자이너의 역사가 아닌 패션 히스토리의 미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최소한 최범석은 제3세대의 뉴웨이브를 이끌어갈 선도주자이자, 패기 넘치는 힘있는 젊은 패션 디자이너이기 때문이다.


프로필
최범석
1977년생
GENERAL IDEA(대표)

경력
2011 11 F/W 뉴욕컬렉션 패션쇼 참가
2010 11 S/S 뉴욕컬렉션 패션쇼 참가
2010 10 F/W 뉴욕컬렉션 패션쇼 참가
2010 10 S/S 뉴욕컬렉션 패션쇼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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