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도 팔걷은 STX건설에 무슨 일이…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11.04.05 16:22

"부채는 늘고 현금은 줄고" 유동성 압박… STX그룹서 자산유동화 지원

'부도설'로 홍역을 치른 STX건설이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STX건설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을 그룹 회장과 다른 계열사에 팔아 40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한 것이다. 그러나 열악한 STX건설의 재무상황을 극복하려면 체질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건설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STX건설은 보유 중인 STX주식 51만주와 흥국저축은행 주식 236만주를 각각 강덕수 STX그룹 회장과 STX팬오션에 매각했다. 금액으로 401억원 규모다. STX그룹 차원에서 STX건설의 유동성 위기설을 잠재우기 위해 측면지원에 나선 셈이다.

실제 STX건설의 재무 상황은 그룹의 지원이 필요할 만큼 열악하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STX건설의 부채비율은 209.1%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2006년 116.5% △2007년 161.9% △2008년 187.3% △2009년 190.6% 등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코스피 상장기업의 평균 부채비율 98.5%를 2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부채 중 단기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 유동성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STX건설의 총 차입금은 2027억원으로 이 중 단기성 차입금은 전체의 71.9%인 1457억원 수준. 단기차입금이 많은 가운데 현금흐름도 좋지 못하다. STX건설의 현금성자산은 104억원이며 사용제한이 걸린 85억원을 제외하면 19억원에 불과하다.

잉여현금흐름(FCF)은 △2008년 -166억원 △2009년 -139억원으로 2년 연속 마이너스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잉여현금흐름이란 기업이 1년 동안 투자비용을 차감해 현금을 얼만큼 남겼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따라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보였다는 것은 채무상환이나 투자에 쓸 여윳돈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유동성 위기설이 돈 이유다.

아직 2010년 실적 발표 전이지만 건설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현금흐름이 크게 호전되지 못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여기에 시행사의 차입금에 지급보증을 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도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STX건설의 PF 우발채무(지난해 11월 말 기준)는 총 5182억원으로 2009년 말 자기자본과 매출액에 견줘 각각 3.7배와 1.7배 수준에 달한다. PF 대출금의 66.2%인 2650억원은 1년 이내 만기 도래한다.

STX건설은 대구(2007년) 아산(2008년) 수원(2010년) 등에서 아파트 신규분양에 나섰으나 부동산경기 침체에 맞물려 저조한 분양률을 기록,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계열사 의존을 벗어나 자체 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재무적 점수나 실적이 많지 않아 공공공사를 수주하기 쉽지 않다"며 "앞으로 자본력 확충을 통해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 정도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시장의 우려를 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룹에서 STX건설의 보유 주식을 매입한 것과 관련, 한 증권사 관계자는 "STX건설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 규모는 1937억원을 넘는다"며 "결국 STX건설이 그룹에게 보탠 자금 중 일부를 되돌려 준 셈이어서 그룹이 적극적인 지원을 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STX건설 관계자는 "적극적인 자산유동화를 통해 기업어음(CP)도 정상적으로 상환하고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도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지원하고 있는 만큼 LIG건설처럼 그룹의 '꼬리 자르기' 식의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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