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드문' 빅매치'라 패배는 개인의 정치생명은 물론 당 지도부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결과에 따라 조기 전당대회 개최 여부가 결정되고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수 있다. 나아가 내년 총선과 대선 판세의 가늠자로 평가받는 만큼 두 사람을 떠나 양당의 명운을 건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분당을은 전통적인 한나라당 텃밭이다.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런데 민심이 간단치 않다. 누구의 승리도 쉽게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몇몇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두 사람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오차범위 내 엎치락뒤치락 초접전이다.
보궐 선거다. '정권 심판론'을 무시할 수 없다. 자중지란도 벌어졌다. 공천 과정에 정권실세 개입 논란에 후보 흠집내기 등 당내 치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의원 말대로 텃밭에서 패배를 걱정해야 하는 "믿기지 않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당 지도부는 '강원 올인' 전략을 바꿨다. '분당은 떼 논 당상'일 때만 가능한 전략이었던 탓이다.
손 대표의 맹추격은 무섭다. 출마 선언 전후가 확연히 다르다. 출사표를 던지기 전
앞으로 재보선까지 남은 기간은 23일. 승패의 관건은 투표율이다. 부동층과 세대별 공략 등 선거 전략도 중요하다. 하지만 양당 모두 여기에 목을 맨다. 평일인 수요일에 선거기 치러진다. 한나라당은 낮은 투표율에, 민주당은 출근하는 30~40대 직장인 공략에 부심하고 있다. 박계동 전 한나라당 의원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결과 따라 정치권 '지각변동'= 강 전 대표가 당선되면 당내 기류 변화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 6선 의원으로 차기 당 대표 후보가 될 수 있다. 공천을 둘러싸고 여권 내 권력투쟁 얘기가 나온 것과 무관치 않다. 친이(친 이명박)계 핵심부가 '강재섭 불가론'을 폈던 이유다. 강 전 대표는 2006년 당 대표 경선에서 이재오 특임장관과 겨뤄 승리했다. 친박(친 박근혜)계는 강 전 대표의 당 내 입성에 크게 반대하지 않았다. 강 전 대표가 이 장관을 견제할 수 있다고 판단한 탓이다.
패배는 한나라당에게 치명적이다. 흔들리는 수도권 의원들의 동요가 더욱 커질 게 자명하다. 이는 곧 대통령 레임덕 가속화를 의미한다. 당 지도부 역시 두 눈 뜨고 수도권 최고 노른자위를 내줬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도부 총 사퇴와 함께 조기 전당대회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우여곡절 끝에 출마한 손 대표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승리하면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를 누르고 야권 대권주자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그렇잖아도 지지율이 정체돼 타개책이 필요했던 시점이다. 당권 강화는 물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야권 대항마로 확실한 도장을 찍을 수 있다.
패배 시 전망은 엇갈린다. 내년 대선 후보로서의 입지 약화는 물론 최악의 경우 반대파의 공격으로 당권을 내놓을 처지에 몰릴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여당의 텃밭에서 살신성인한 만큼 패배가 곧 정치적 생명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거란 분석도 나온다. 몸을 던진 만큼 패배 책임론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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