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결국엔 꼬리(진흥기업) 자르게 될 것"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 2011.03.22 18:42

채권단 출자전환-구주 감자 통해 대주주 지위 채권단에 넘기는 수순 유력할 듯

LIG건설이 돌연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앞서 워크아웃 절차를 밟고 있는 진흥기업의 향후 처리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진흥기업의 경우 효성에 인수된 지 3년 만에 건설경기 침체의 파도를 넘지 못하고 채권단 워크아웃 절차를 밟게 됐다는 점에서 LIG건설과 여러 면에서 닮은 꼴 운명이기 때문이다.

진흥기업의 운명은 우리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하는 채권단과 효성간의 합의에 따라 결정된다. 채권단은 채권 회수를 위해 어찌됐건 진흥기업을 살려야하는 입장이란 점에서 결국 효성의 의지가 진흥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열쇠인 셈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일단 효성의 추가 자금지원을 전제로 지난달 24일 진흥기업에 대한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채권단은 이후 최장 석 달간 진흥기업에 대한 재무실사를 통해 회생방안을 결정하고 5월 중에 워크아웃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채권단과 효성간의 합의 내용은 실사 결과에 따라 세부적인 면에서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결국 관건은 효성이 진흥기업 회생을 위해 얼마를 추가로 지원하게 되느냐다.

업계에선 효성이 추가 지원을 통해 진흥기업 회생에 노력한다는 기본 방침을 내비쳤지만, 궁극적으로는 여전히 진흥기업에 대한 이른바 '꼬리자르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은 3년 전 진흥기업을 인수 한 뒤 2400억원 가량을 쏟아 부었다. 꼬리자르기를 할 경우 직접적인 피해당사자가 되는 셈이다. 그렇다고 계속 떠안고 갈 수도 없는 문제다.


대표적으로 외형적 성장을 위해 적극적으로 늘렸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두고두고 발목을 잡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2010년 말 기준 진흥기업이 PF 대출 규모는 7391억원으로 연간 이자 비용만 600억원 안팎에 달한다. 진흥기업을 계속 떠안고 갈 경우 이로 인한 부담은 고스란히 효성의 몫이 된다. 효성 입장에서 진흥기업은 눈물을 머금고 내뱉어야 하는 '계륵'인 셈이다.

효성 주주들이 진흥기업에 대한 추가자금 지원에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는 점도 효성이 꼬리자르기에 나서는 명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효성은 어떤 방법으로 꼬리자르기에 나서게 될까.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와 관련, "실사 후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구주에 대한 감자 과정에서 효성이 대주주의 지위를 채권단에 넘기는 식으로 진흥기업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전에 채권단이 받아들일 수 있는 규모 내에서 전환사채(CB) 등의 방식으로 일정 규모의 추가 자금지원이 선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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