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편지는 '가짜'…그럼 누가 썼나?

머니투데이 최보란 기자 | 2011.03.16 11:13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브리핑 현장 ⓒ홍봉진 기자

고 장자연의 편지가 자필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은 16일 오전 10시 브리핑을 갖고 문제가 되고 있는 편지 원본은 생전 장자연의 필적과는 '상이한 필적'이라고 밝혔다.

국과수는 "그러나 문제의 편지 원본과, 경찰이 장자연의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전씨의 감방에서 (추가로) 발견한 문서 (10건)의 필적은 '동일필적'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지난 9일 전씨의 감방에서 장자연의 편지 원본으로 추정되는 문서 23장을 발견하고 국과수에 이에 대한 필적 감정을 의뢰했다.

이어 경찰은 14일 전씨의 감방에서 이와 유사한 필적의 문서 10장을 추가로 발견했다. 이 문서는 전씨의 아내와 아내 친구의 명의로 돼 있었다.

결국 국과수에 따르면 앞서 편지 원본으로 추정된 문서와, 이후 발견된 전씨 아내 명의의 문서가 동일인물이 작성했다는 설명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브리핑 현장 ⓒ홍봉진 기자

국과수는 "문제가 되고 있는 장자연 편지(SBS가 보도한 편지) 원본과 전씨의 감방에서 추가로 발견된 문서에는 받침 ㅅ을 ㅈ으로 표기하고, 받침 ㅍ 을 ㅂ으로 표기, 받침 ㄹ을 ㅀ으로 기재하는 습성 등이 공통적으로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감정 결과를 종합하면 "문제가 되고 있는 편지 원본은 고 장자연의 필적과는 '상이'하고, 광주 교도소에서 전씨로부터 압수한 문서의 필적과는 '동일'하다"라는 내용이다.


이로써 문서의 실제 작성자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두건의 문서들이 장자연의 자필이 아닌 것은 밝혀졌지만, 그렇다고 전씨 본인이 직접 작성한 것인지는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국과수는 두 건의 문서가 각각 정자체와 흘림체로 작성돼 대조자료로서는 '부적합'하다고 밝혔다. 만약 전씨가 직접 작성한 것이 아니라면, 제3자의 개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브리핑 현장 ⓒ홍봉진 기자

편지의 제보자 전씨는 앞서 지난 2009년 장자연 사건 당시에도 모 스포츠지에 '왕첸첸'이란 이름으로 편지를 보낸 적이 있다.

전씨는 2003년 특수강도강간죄로 구속돼 현재 부산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당초 올해 5월 출소예정이었으나 교도소내 공무집행방해죄로 15개월 형이 추가됐다. 교도소 내에서 정신병력 치료를 받아왔으며 연예계 소식에 집착을 보였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2009년 당시에는 전씨와 장자연이 일면식이 없는 무관한 인물로 조사됐다. 전씨의 교도소 복역 중 장자연이 면회를 하거나 접촉한 기록이 전혀 없어 증거 능력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국과수 발표에 이어 경찰에서도 오후 2시 경기도 수원 경기경찰청에서 국과수 감정 결과를 포함, 고 장자연의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전씨에 대한 수사 결과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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