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단속 고육지책…대형제약사 상품매출 증가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 2011.03.16 09:05

매출 상위 15개사 상품매출 전년비 2.2%P 증가-다국적사 제휴 증가한 탓

국내 매출 상위제약사들의 상품매출 비중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품매출이란 제약회사가 다른 회사가 생산한 완제품을 그대로 가져다 파는 것으로 제약회사는 판매상 역할 정도만 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가 제네릭(복제약) 영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국내 제약사들이 다국적제약사의 의약품 판매대행을 늘리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상품매출은 자체 생산제품에 비해 이익률이 낮아 제약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5일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매출 2000억원 이상 15개 상장사의 상품매출 규모는 1조5949억원으로 전년도 1조3884억원에 비해 14.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출에서 상품매출이 차지하는 비율도 2009년 23.4%에서 지난해 25.6%로 2.2%포인트 증가했다.

매출 중 상품매출비율이 가장 높은 제약사는 제일약품으로 지난해 상품매출 비중은 53.6%였다. 이는 전년도 상품매출비율 52.2%보다 1.4%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제일약품은 화이자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완제품을 주로 가져다 팔고 있다. 때문에 제일약품의 영업이익률은 상위 제약사보다 낮은 편이다. 제일약품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11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9.5%였다. 매출 상위 15개 제약사들은 평균 영업이익률은 11.6% 수준이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상품매출비율은 45.9%로 전년도 41.5%보다 4.4%포인트 증가했다.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가 강화된 이후 유한양행은 제네릭을 통한 성장보다는 다국적제약사와의 공동판매를 강화해 왔다. 지난해 초 UCB와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공동판매로 약 3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유한양행 상품매출의 비중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말 베링거잉겔하임과 고혈압복합제 '트윈스타'를 발매해 지난해 약 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트윈스타는 원외처방액 증가 추이를 살펴볼 때 올해 350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올해 3분기 길리어드사의 에이즈치료제 트루바다와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약품과 유한양행 이외에 상품매출비율이 높은 제약사는 한독약품(상품매출비율 36.9%), 녹십자(34.8%), 보령제약(33.2%) 등이 있다.

상품매출이 증가추세에 있는 것은 국내 제약사들의 장기 성장성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김나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도입의약품은 자체개발 의약품보다 마진율이 낮기 때문에 외형성장은 가능하겠지만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며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M&A(인수·합병)나 신약 개발 등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유한양행의 경우 상품매출 확대 전략이 긍정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정보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이 기존 영업조직을 활용해 영업을 하기 때문에 고정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리지널의약품을 주로 도입하고 있어 영업이익 훼손없이 매출 성장이 가능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자료:각사, 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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