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패드2' 공개에 삼성SDI 웃는 이유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 2011.03.07 08:28

증권사 추정, 올해 지난해 비해 수요 2배 될 것

"고맙다. 애플!" 지난주 애플의 '아이패드2'가 공개되면서 남몰래 웃음 짓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곳이 삼성SDI다. 이 회사는 태블릿PC에 장착되는 대면적 리튬폴리머전지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회사 측은 공식 확인을 거부하고 있지만 지난해 애플 아이패드 배터리 공급 점유율이 50%에 달한 것으로 현대증권 등은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애플 아이패드 판매량은 1500만대 규모다. 애플은 올해 출시될 아이패드2를 주무기로 아이패드 시리즈를 지난해보다 2.7배인 4000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배터리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삼성SDI의 애플 배터리 공급량이 전년대비 2배 가까이 될 것이라는 게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추산이다.

이미 삼성SDI는 캡티브 마켓(계열사 시장)인 삼성전자 역시 전략 태블릿PC '갤럭시탭'의 후속모델(갤럭시탭 2)을 상반기 중 출시, 애플 아이패드 추격에 나선다. 현재 삼성SDI의 갤럭시탭 배터리 공급 점유율은 80% 이상으로 알려졌다. 태블릿PC 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펼치고 있는 양대 선두기업을 모두 핵심 거래선으로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김동원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태블릿PC용 리튬폴리머전지와 스마트폰용 각형전지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 삼성SDI 전지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4% 감소에 그칠 것"이라며 "특히 지난달 말부터 아이패드2 등 리튬 폴리머 전지 위주로 출하량이 빠르게 늘면서 매분기 전지부문에서 두자릿수 이상의 출하량 증가율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태블릿PC에 탑재되는 대면적 리튬폴리머전지는 일반 휴대폰(각형전지) 및 노트북(원통형전지)보다 상대적으로 이익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삼성SDI를 비롯해 LG화학, ATL 등 일부 기업들만이 생산투자를 해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에는 태블릿PC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리튬폴리머전지 공급부족률이 30%대에 달했으나, 일본 경쟁사들이 앞다퉈 생산투자에 나서면서 최근에서야 수요공급이 안정화됐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김 수석 연구원은 "그러나 아직까지 후발경쟁사들의 생산품질이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삼성SDI의 시장 지배력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작년 14%에 불과했던 삼성SDI 전지사업 내 리튬폴리머전지 매출 비중이 올해는 그 2배에 가까운 26%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년 20% 안팎이던 2차전지 평균단가 하락률도 10% 초반대로 낮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따라 삼성SDI의 2차전지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올해 2조5000억원 규모를 돌파하며 회사의 주력 사업부문으로 등극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SDI는 작년 2차전지 부문에서 사상 최대치인 2조2281억원을 기록, 처음으로 PDP 사업부문 매출(2조2680억원)을 앞선 바 있다.

삼성SDI 관계자는 "거래처 공급현황에 대한 정보는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태블릿PC용 배터리 사업에 상당히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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