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애 명예회장 애정담긴 무주리조트 파는 이유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 2011.02.21 10:00

"대한전선 재무구조약정 졸업 돌파구 강한 의지"…25일 매각 본계약 체결할 듯

대한전선의 무주리조트 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무주리조트는 대한전선의 비주력사업이지만 고(故) 설원량 회장의 미망인인 양귀애 현 명예회장의 애정이 각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하다. 대한전선 그룹의 최대 현안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최후의 보루'마저 내놓겠다는 결연한 의지인 셈이다.

21일 대한전선에 따르면, 이 회사는 (주)부영주택을 매각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무주리조트 매각 협상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하나대투증권을 주관사로 지난 1월 중순까지 관심있는 기업들로부터 의향서(LOI)를 접수받았으며, 입찰과정을 거쳐 14일 부영주택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양사는 실사과정을 거쳐 오는 25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로선 매각금액은 현재 밝힐 수 없다"며 "실사이후 가격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대한전선의 매각금액이 경영권을 포함해 1500억원 내외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주리조트는 대한전선의 2대 회장인 고(故) 설원량 회장이 주력사업인 전선업 외 이종 사업에 진출하면서 첫 인수합병(M&A)한 기업이다. 1990년대 말 국내 전선 수요급감으로 신성장 동력이 절실했던 시점 처음으로 이종 사업에 눈을 돌렸고 그의 일환으로 2002년 무주리조트를 인수했던 것.

이후 대한전선은 레저, 의류, 건설 등 이종사업으로 발 빠르게 확장해나갔다. 이 때문에 무주리조트는 대한전선 내부에서 '제2의 모기업'으로 불려왔다.

양귀애 현 명예회장도 가족들과 함께 주말마다 무주리조트에 찾을 정도로 오너가의 애정도 각별했다. 특히 음대 출신인 양 명예회장은 지난 2008년부터 격주 토요일마다 '토요일의 안단테'라는 클래식 연주회를 개최해왔으며, 정원의 화단조성까지 일일이 챙길 정도로 신경을 써왔다는 후문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한전선이 무주리조트의 경영권을 그대로 보유하되,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을 추진해왔던 것도 이같은 사연에서다. 그러나 좀처럼 매수자가 나오지 않자 올 들어 경영권을 포함한 '트루세일' 형태로 급선회했다.

현안인 재무구조개선약정대상 졸업을 위해 양 명예회장이 비장의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특히 올해 부회장으로 승진한 장남 설윤석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도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무주리조트의 매각작업은 단순 금액을 떠나 재무구조개선을 확실히 하겠다는 대한전선 그룹 의지의 표현"이라며 "실제 재무구조 개선에 적잖은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무주리조트 매각작업이 순조롭게 성사될 경우, 대한전선에 남겨진 큰 숙제는 시흥공장 부지와 남부 터미널 부지 매각작업으로 좁혀진다. 이들 매각작업이 완료되면 연간 수백억원에 달했던 이자비용이 급감하면서 대한전선이 추진해왔던 일련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종지부를 찍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대한전선은 지난해 두차례의 유상증자와 프리즈미안 지분 매각, TCM 투자지분 매각, 캐나다 힐튼호텔 지분매각 및 대여금 회수, 스카이텔 지분 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총 1조원이 넘는 재무구조 개선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도 남겨진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재무구조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하반기 당진 신공장 준공으로 재도약의 기반을 다지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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