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선 당초 우리금융 차기 회장 인사가 이 회장과 강만수 대통령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의 '2파전' 구도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정권의 경제 정책 밑그림을 짠 강 위원장이 공모에 참여할 경우 이 회장의 연임 구상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 회장은 공모 전 기자들과 만나 "강 위원장이 계급상 저보다 위"라는 표현으로 몸을 낮추기도 했다. 하지만 강 위원장은 측근들에게 "금융지주 회장직에 관심이 없다"고 밝힌 대로 공모에 불참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선 이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한층 커진 것으로 금융권은 내다보고 있다. 우리금융 회장 인선의 최대 관심도 이 회장의 연임 여부로 옮아가는 모습이다. 경남 하동 출신으로 1944년생인 이 회장은 고려대 법대를 나와 옛 한일은행 상무와 우리증권 사장, 서울시향 대표 등을 지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연을 맺어 친분이 두텁다. 지난 2008년 6월 우리금융 회장에 취임했고 금융권에선 이른바 '실세회장'으로도 불린다.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그룹의 장기발전 전략을 짜고 민영화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선 이 회장의 경영 연속성을 갖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2008년 4500억원 수준이던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을 2009년 1조260억원, 지난 해 1조2천600억원으로 끌어올리고 '원두(OneDO) 혁신' 브랜드를 개발해 조직의 체질을 '저비용-고효율' 구조로 바꾼 공로도 인정받고 있다.
김 회장은 관료 시절 탁월한 업무 능력을 바탕으로 대표적인 '실력파' 공무원으로 인정받았다. 온화한 성품과 실력을 겸비해 따르는 후배들이 많다. 김 회장은 10일 머니투데이와의 전화 통화에서 "공무원으로 금융 정책을 다뤄본 경험과 금융업계에서 쌓은 다양한 경력을 바탕으로 좋은 기회가 주어지면 최선을 다해 우리금융의 성장과 발전에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들 3명의 후보가 낸 공모 서류심사를 이번 주 안에 마무리하고 오는 14일쯤 면접 대상자를 추려 인터뷰를 진행할 계획이다. 면접이 끝나면 곧바로 차기 회장 내정자가 확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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