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2만불, 당신집은 얼마나 버십니까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 2011.02.02 09:20

4인가구 연8941만원꼴…"기업유보금·정부소득 등 포함돼 체감차이"

국내 1인당 국민소득이 지난해를 기점으로 다시 2만달러 대에 진입했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500달러로 추산돼 지난 2007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2만달러를 넘었다.

이 수치만 갖고 단순히 생각하면 1가구(4인 가족 기준) 당 연간 8만 달러, 약 8941여만 원의 소득을 올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주변에 이런 소득을 얻는 근로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통계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가계 동향에 따르면 2010년 3분기 가구당(2인 이상) 월평균 소득은 366만6000원에 불과했다. 이중 월 소득 상위 20%(5분위) 정도가 월평균 소득 726만3000원, 연간 환산 시 8715만6000원의 소득을 올렸다.

노동부에 따르면 국내 5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 총액은 284만6000원이다. 연간 환산하면 3415만2000원, 맞벌이 부부라 쳐도 7000만원을 넘지 못한다. 물론 금융소득 등을 감안하지 않은 수치이기는 하지만, 이 괴리는 어디서 생기는 것일까.

지난해 국내 GDP는 전년보다 6.1% 성장하며 1조 달러대에 진입했다. 국민소득은 이 GDP에서 국외순수취요소소득(자국민이 국외에서 받은 소득과 국내 총생산 중 외국인에 지급한 소득 간 차이)을 더한 것을 인구수로 나눈 것이다. 여기에는 근로를 제공한 개인과 세금 등으로 얻은 정부의 소득, 기업의 영업잉여 등이 포함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근로자 보수 외에 기업의 내부 유보금, 정부의 소득 등이 모두 합산된 것을 전체 인구수로 나눈 것이 국민소득"이라며 "실제 근로자가 받아가는 소득으로 단순 계산하기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해처럼 대기업 수출이 활발히 일어나며 경제성장을 견인했을 경우 막상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소득은 수치보다 낮게 된다. 설령 가계 소득이 저조했더라도 기업 소득 증가가 크게 나타나며 전체 국민소득 증가를 이끌 수 있다. 실제로 가계의 소득 증가율이 2007년 5.0%에서 2009년 4.3%로 낮아진 반면, 이 기간 기업의 소득 증가율은 19.8%에서 23.2%로 늘었다.

더구나 수출이 증가한 만큼 가계 소득이 늘어나지도 못했다. 지난해 유가, 원자재 가격 등의 상승으로 수입단가가 늘어나며 생산만큼 소득이 늘지 않은 탓이다. 수입가격지수를 수출가격지수로 나눈 교역지수는 전년 86.3에서 지난해 86.2로 낮아졌다.

국민소득이 개인과 기업 중 어디에 더 많이 분배됐느냐를 알 수 있는 노동소득분배율(전체 국민소득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율)도 2007년 61.1%에서 2008년 61.0%, 2009년 60.6% 등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그만큼 근로자에 돌아가는 몫이 줄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양극화 문제가 더해진다. 빈부격차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2000년대 이후 꾸준히 상승, 2006년 0.306에서 2009년에는 0.314로 높아졌다.(전국가구의 가처분 소득 기준)

대기업 위주의 고환율 정책과 이에 따른 물가상승, 저금리 기조 등도 실질소득, 나아가 체감소득을 낮추는 데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소비자 물가는 연간 2.9% 상승한 반면 생필품 등 서민들이 자주 구입하는 품목을 대상으로 한 생활물가는 3.3% 올랐다. 저금리가 지속되며 예금소득을 주 수입원으로 하는 은퇴자들의 어려움도 커졌다. 통장에 찍힌 예금금리는 3~4%대이지만 실질 예금금리는 2009년 0.1%, 지난해 0.4% 등 사실상 제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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