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착 10년걸린 오피스리츠, 활성화 방안 효과낼까?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11.02.02 11:41

업계, '기대 반 우려 반'…세제 지원 및 투자자 마인드 변화 절실

"오피스 리츠(부동산투자신탁) 시장이 정착하는 데만 10년이 걸렸습니다. 정부가 리츠 시장 활성화방안을 제시했지만 취·등록세 및 재산세 등의 세제 문제와 투자자들의 투자패턴 변화가 없는 한 시장 활성화는 시간이 더 걸릴 겁니다."

정부가 내놓은 '리츠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 리츠업계는 정부의 개선의지는 환영하지만 아직 '기대 반 우려 반'이란 반응이다.

정부는 리츠시장 활성화를 위해 최근 '부동산투자회사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개발사업 투자비율 자율화 △현물출자 제한 자율화 △1인당 주식소유한도 총 발행주식의 70%로 확대 △부동산개발사업법인의 제한적 자금대여 허용 △리츠 공모의무 기한 연장 등의 대책을 제시했다.

◇오피스·상업시설 리츠 성장 그쳐
1월 말 기준 리츠 투자자산은 오피스가 62%로 가장 많고 매장용 건물 21%, 미분양주택 15% 등을 차지하고 있다. 미분양주택을 기초자산으로 한 리츠는 정부의 미분양아파트 해소방안 때문에 정책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시장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수요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리츠 투자자산은 오피스와 매장이 대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리츠가 투자한 대표적인 오피스는 △G타워(수송동) △센트럴타워(서현동) △시그마타워(신천동) △서울시티타워(서울역) △KB역삼빌딩 △삼화빌딩 △STX남산타워(남대문) △ING빌딩(순화동) △르노삼성빌딩(양평동) △서울 스퀘어(서울역) △팬텍계열 R&D센터(상암동) △경방오피스(영등포) △로즈데일빌딩(수서) △인송빌딩(회현동) △과천코오롱 별관(과천) △여의도 유도회관 △스마트플렉스빌딩(쌍림동) △휴다임타워(길동) △금호생명사옥(신문로) △극동빌딩(충무로) 등이 있다.

매장용 건물은 △뉴코아 아울렛 4개점(일산·인천·평촌·야탑) △하이브랜드빌딩(6개층, 양재동) △홈플러스 할인점 10개 △키즈맘센터(평촌점) △수원 패션아일랜드 △Noon Square(명동) △피엔폴루스 오피스텔 상업시설(청담동) △뉴코아강남점 킴스클럽 및 패션아울렛 △애경백화점 구로점 △인천푸르지오 홈플러스매장 △패션아일랜드(금천) 등이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아파트형공장,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골프장, 쌍용양회공업·쌍용레미콘 인천공장, 한방명의 문화촌(안동) 개발사업, 지젤스포츠클럽 등 다양한 기초자산을 활용해 리츠 상품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오피스가 리츠 시장의 주력상품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매년 배당을 해야 하는 리츠의 특성상 임대료 수입이 안정적인 오피스가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서울 오피스의 경우 최근 공실률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공실이 낮아 사업이 안정적이었고 청산할 때 막대한 시세차익을 바탕으로 청산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요 투자자산이 돼왔다.

실제 맥쿼리리얼에스테이트코리아는 2003년 1600억원에 사들인 충무로 극동빌딩을 2009년 청산하면서 3100억원에 매각해 1500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투자수익률이 94%에 달한다.


한 리츠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오피스 매매시장은 활기를 띠었다"며 "임차인이 확실하고 입지가 좋은 프라임오피스는 시세차익도 거둘 수 있어 앞으로도 매물로 나오는 대로 소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츠 시장 활성화 이번엔 될까?
국토부는 △개발사업 투자비율 자율화 △현물출자 제한 자율화 △1인당 주식소유한도 총 발행주식의 70%로 확대 △부동산개발사업법인의 제한적 자금대여 허용 △리츠 공모의무 기한 연장 등을 골자로 한 활성화방안을 내놓았다.

국토부는 부동산시장의 침체와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의 부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리츠를 내세우고 리츠를 통해 부동산개발시장을 대출 중심에서 투자유치를 통한 자기자본 중심으로 변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오피스 중심의 리츠 투자대상이 주거, 매장, 산업, 사회간접자본(SOC) 등으로 다양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렇다면 리츠 업계의 반응을 어떨까.

리츠업계는 국토부의 이같은 활성화 의지에 대해 우선 환영의 의사를 밝히고 있다. 리츠시장이 10년이 넘도록 오피스 리츠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시장 규모도 8조원에 그친 상황에서 정부의 이번 방안이 시장을 성장시키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란 기대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표현이 맞다. 우선 세제부문이 이번 방안에서 빠졌다. 리츠가 수도권과밀역제권역에서 매입한 부동산에 대한 취·등록세 50% 감면이 내년이면 종료된다. 사업성이 높은 프로젝트의 대부분이 수도권인 점을 감안하면 취·등록세 감면 종료는 수익성을 악화시킬게 뻔하다.

이와 함께 토지부문 재산세 감면 혜택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리츠업계 관계자는 "국토부가 리츠를 개발사업의 대안으로 리츠를 활성화하려는 노력은 보이고 있다"며 "다만 기획재정부와 세제문제를 다뤄보지도 못하고 이번 방안을 내놓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리츠업계는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도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도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지만 정작 자금을 모집해줘야 하는 투자자들이 새로운 사업보다는 오피스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는 것이다.

다른 리츠 관계자는 "리츠 시장 환경이 풀린다고 해서 투자자들의 마인드가 바뀌는 것은 아니다"며 "오피스 중심의 시장이 정착되는데도 10년이 걸린 점을 감안할 때 시장 활성화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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