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지구 하남·광명은 '대토 전쟁'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11.01.31 07:15

[수도권 땅값 왜 오르나 했더니…]매물은 없고 호가 뛰고

↑하남감북 보금자리지구 일대

지난 28일 오후 경기 하남시 감일동 A중개업소. 대토를 찾아 나선 토지주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하남에선 옮겨갈 곳이 없다고 봐야해. 광주나 여주는 너무 멀어 물류비 감당이 안되고…." "몇 달 동안 땅만 엄청 보러 다녔는데 마땅한 게 없어. 마음에 드는 건 너무 비싸고, 가격이 적당하면 매물 상태가 별로고. 빨리 대토를 찾아야하는데 큰일이야."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차로 20분을 달려 찾은 하남시 일대 부동산 시장은 그야말로 '대토 전쟁'이었다. 하남미사 보금자리 시범지구에 이어 3차 하남 감일지구, 4차 하남 감북지구까지 하남시 대부분 지역이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되면서 토지를 수용당하게 된 땅 주인들이 새로 옮겨갈 땅을 찾고 있어서다.

하남에서도 보금자리지구를 제외한 지역으로 수요자들이 몰리다보니 매물은 부족하고 땅값은 급등할 수밖에 없었다. 국토해양부가 매달 발표하는 지가동향 자료에서 하남시가 수개월째 땅값 상승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도 단박에 이해가 됐다.

↑하남 감일동 일대

◇하남·광명 보금자리 여파… 대토 품귀 호가 급등

서울 경계인 하남의 대지 가격은 현재 3.3㎡당 1500만∼2000만원을 호가한다. 하남시내 대로변 일반 대지는 800만∼1000만원선이다. 대토 수요가 많은 축사, 창고 용지 등은 3.3㎡당 400만∼500만원선, 그린벨트 전답도 3.3㎡당 200만∼300만원선에 달한다. 이는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되기 이전보다 30∼40% 오른 값이다.

하남시 G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해도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된 취락지구 토지 거래가 많았지만 지금은 매물이 자취를 감춘데다 호가가 너무 올라 거래 성사가 쉽지 않다"며 "하남 보금자리지구 이외 지역에서 대토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경기도 광주나 여주, 남양주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감일지구내 한 토지주는 "3.3㎡당 400만원에 축사를 사겠다고 해도 매물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사지구 상황을 보면 토지 보상가가 형편없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경기 광명·시흥 일대도 마찬가지다. 하남에 비해 매물은 꽤 나와 있지만 호가가 너무 올라 거래는 한산하다. 광명·시흥 지구 인근 대로변 대지는 3.3㎡당 1000만원을 호가한다.

전답은 3.3㎡당 100만∼200만원선, 맹지도 3.3㎡당 70만∼80만원선이다. 대토 수요가 몰리고 있는 시흥시 안현동, 매화동 등 일대 토지도 땅값이 평균 20∼30% 올라 30만∼40만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 지역은 침체 여전…지역별 편차 커

국토해양부의 지가동향 자료에 따르면 최근 전국의 땅값이 상승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역별로 온도차가 크다. 하남, 광명 등은 보금자리지구 보상 및 대토 효과로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은 침체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전 고점인 지난 2008년 10월을 기준으로 한 변동률의 경우 전국의 땅값은 2.2% 낮은 수준까지 근접했지만 서울은 여전히 4.53% 낮다. 하지만 경기도나 인천, 지방 등은 전 고점에 더 가까운 수준에 도달했다.

하남, 광명 등이 포함된 경기도내에서도 지역별 편차가 크다. 지난해 경기도 전체 지가 변동률은 1.49%지만 과천시(0.45%) 안양시(0.67%) 양주시(0.68%) 동두천시(0.78%) 연천군(0.78%) 파주시(0.89%) 등은 상승률이 1%를 밑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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