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모바일 SW플랫폼' 독자 구축한다고?

머니투데이 신혜선 기자 | 2011.01.26 13:49

SW경쟁력확보-새로운 모바일 생태계 조성 여전히 난제

정부가 '2015년 모바일 세계 최강국 실현'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핵심 추진 방향 중 하나로 '소프트웨어(SW) 및 부품 등 핵심 기술 역량을 확보해 차세대 모바일 시장을 선점하는 것'을 제시한 가운데 지식경제부가 'SW플랫폼의 해외의존 극복'을 주요 과제로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26일 '차세대 모바일 주도권 확보 전략'을 발표하면서 오는 6월 이통사와 제조사가 참여하는 독자SW플랫폼 확보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지경부는 "모든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며 이를 극복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지경부는 이어 "PC 시장에서 많은 하드웨어 업체가 있으나 막대한 이윤을 남긴 업체는 SW플랫폼을 지닌 MS와 애플이었다"며 "스마트폰도 마찬가지 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경부 말대로라면 삼성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바다'와 같은 독자플랫폼 논의를 정부 차원에서 추진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의 계획이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될지는 6월이나 돼야 알 수 있기 때문에 속단하기 이르다. 하지만, 이미 2년 전부터 '바다'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삼성전자 외에 국내 제조사가 구글이나 애플과 맞설 새로운 모바일 SW 플랫폼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SW 역량 확보'는 1~2년 투자해 나올 수 있는 성과가 아니다. 여기에 이미 지난 10여년간 국내 통신시장은 통신사 위주의 생태계, 그리고 망과 하드웨어 중심으로 발전해왔기 때문에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모바일 환경에서 SW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정부가 모바일 주도권 전략의 비전으로 SW 역량 확보를 제시했음에도 세부 실현 과제에서는 그다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이유도 이런 고민이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일단 정부는 모바일 SW 핵심 기술 전략으로 차세대 모바일의 미래 진화 방향으로 예상되는 웹 및 가상화 기술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가상화는 1개의 단말기에서 다양한 플랫폼을 구동할 수 있는 기술로 2009년부터 시작된 연속 사업을 2012년까지 60억원 투자한다.

정부는 또 모바일 서비스가 현재는 앱 중심이지만, 클라우딩 서비스 발전으로 '웹' 중심으로 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전제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15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또, SW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전문 인력을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지경부는 모바일 분야의 석박사급 고급인력을 올해만 526명 양성하고, 고용과 연계한 맞춤형 인력양성을 위해 올해만 730명 양성을 목표로 세웠다. 방통위는 모바일 서비스 기획 개발 및 프로젝트 매니저 등에서 올해 450명 인력양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모바일 분야 자격인증제도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밖에 정부는 '개방형 모바일 생태계' 조성을 위해 통신사와 콘텐츠 개발업체간 공정거래 환경을 조성하는 등 개방형 유통 구조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모바일 시장은 오는 2016년까지 연평균 3.1% 성장해 1조3600억 달러로 성장한다. 특히 모바일 기기와 소프트웨어 시장은 같은 기간 연평균 성장률 8.4%로 예측, 사실상 모바일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 우수한 SW플랫폼을 기반으로 형성된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는 구글, 애플의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 분명한데 우리 기업이 이 틈에서 어떻게 생존전략을 찾느냐, 정부는 이를 위해 어떤 지원책을 내놓을 것인가는 여전히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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