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스]인구변화와 자산시장 흐름

머니투데이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 2011.01.25 11:40
최근 나타나는 여러 현상, 안정형 상품의 부상, 자문랩의 증가, 펀드환매의 증가 등은 단순히 순환적인 현상만은 아니다. 여기에는 인구구조의 변화라는 추세적인 동인이 근저를 형성하고 있다. 즉 순저축을 할 수 있는 자산계층에 해당하는 40대와 50대 계층의 비중이 급성장하며, 한편으로는 은퇴자 수가 증가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금 나타나기 시작한 현상들은 초기국면에 불과하다. 앞으로는 과거에 우리가 봐온 것과 다른 흐름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서는 그 흐름을 3가지 정도로 정리해본다.

우선, 자산 축적을 위해 높은 기대수익을 요구하기보다 현금흐름 창출이 점차 중요해질 것이다. 40, 50대까지는 순저축을 이용해 자산을 축적해 나간다. 하지만 이들 세대가 더이상 자산을 축적할 여력이 없을 때, 다시 말하면 은퇴시기에 접어들면 이제는 축적된 자산에서 일정하게 소득이 나오는 것을 바라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40, 50대가 아직 비중이 높지만 무게중심은 점차 은퇴계층으로 기울어지고, 5년 정도 지나면 이동속도는 가속화할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퇴직연금이나 국민연금을 제외한다면 자산시장은 자산의 축적단계에서 현금흐름 창출이 중요시되는 단계로 이동해갈 것이다. 상품도 안정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해진다.

둘째, 축적된 자산이 많아지고 자산가가 형성되면서 투자상품에 대한 선호가 다양해진다. 부를 많이 소유한 계층은 대중적인 뮤추얼펀드뿐만 아니라 개별적으로 관리받을 수 있는 계좌도 원한다. 이들은 자신의 선호에 적합한 포트폴리오들을 원하게 될 것이다. 증권회사나 은행 등 고객의 자산을 직접 관리하는 부문에서 지금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고, 이에 따라 다양한 자문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자산운용사 역시 부를 축적한 투자자의 다양한 선호를 충족할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하는 능력을 갖추어가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산시장에 돈이 모이는 파이프라인이 달라진다. 과거에는 적립식 펀드와 같이 투자자들이 펀드시장을 통해 직접 자산을 축적해갔기 때문에 금융회사들은 투자자들을 직접 대면해야 했다. 이제는 퇴직연금, 국민연금, 변액연금 등에 자금이 유입되고, 이들 자금이 펀드시장에 유입되는 파이프라인이 점차 커진다.

보통의 사람들은 국민연금, 퇴직연금, 변액연금 등을 통해 노후 준비를 하고, 또 앞으로 증가할 세금과 의료보험료 등을 감안하면 이들이 추가로 펀드시장에서 축적할 자산이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펀드시장이나 자산관리시장에 직접 참여하는 사람들은 부를 축적한 자산가들일 것이다. 최근 VIP영업이나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은 이 때문이다. 퇴직연금이 본격화되고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이러한 경향은 강화될 수밖에 없다.

미국의 뮤추얼펀드산업이 단계를 거쳐서 변화해왔다면, 우리나라 펀드산업은 짧은 기간에 여러 단계를 거치든가, 혹은 여러 단계가 동시에 진행되는 압축성장의 특징들을 보여왔다.

우리나라 자산시장은 인구변화로 인해 또다른 단계에 진입할 것이다. 인구변화 정도가 워낙 커서 흐름 역시 강력할 전망이다. 자산시장 참여자들은 인구변화라는 용의 등에 잘 올라타면 생존하고 역행하면 사라질 것이다. 앞으로 많은 기회와 위기가 자산시장에 나타날 것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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