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속으로]사모펀드가 필요한 이유

머니투데이 브렛 모펫 코트라 인베스트 코리아 금융 컨설턴트 | 2011.01.05 07:18
브렛 모펫 코트라 인베스트 코리아 금융 컨설턴트
뉴브리지 캐피털, 워버그 핀커스, 론 스타 등 아시아 외환위기 직후 자금난에 빠진 한국기업을 헐값에 샀다 큰 차익을 남기고 떠난 사모펀드들에 대한 기억으로 한국에서 사모펀드를 보는 시각은 곱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모펀드에는 이처럼 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바이아웃 펀드도 있지만, 소액주주로서 경영권을 위협하지 않는 바이인 펀드도 있음을 상기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아시아와 타 지역 개도국에서는 '성장자본'펀드 내지 '확장자본'펀드인 바이인 펀드가 주류입니다.

사업 확장, 신시장 진출, 기업 인수 등을 통해 성장을 모색하는 기업에 자본을 제공하는 바이인 사모펀드는 급성장하는 아시아의 특성과 잘 맞아 유럽, 미국보다 아시아에서 그 수와 규모가 더 큽니다. 사모펀드 조사기관 프레킨에 따르면, 아시아에 집중하는 성장자본 펀드는 73개 218억달러로 벤처 캐피탈 다음으로 크고, 바이아웃 펀드보다 훨씬 더 큽니다.

인수한 기업의 구조조정을 돕는 것이 본질인 바이인 펀드는 변화를 통해 기업가치만 증대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속한 산업과 국가 경제도 함께 발전시킵니다. 사모펀드의 자본을 통해 한국 기업은 신시장 진출 및 신상품 출시로 매출 증가를 도모할 수 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국 기업과 관련 산업은 지역 내 동종기업보다 비교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사모펀드는 성장을 도모하는 기업에 성장자본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 경영 경험, 글로벌 네트워크, 경영 및 재무적 신인도, 견실한 기업 지배구조, 추가 자금 조달원에 대한 접근, 기업 이미지 및 브랜드 제고 등 다양한 부가가치 즉, '사회적 자본'도 제공합니다. 일류 사모펀드는 투자한 기업이 속한 산업에 관한 세계적 전문성을 제공하며, 통상 창업자 가족들로 구성된 이사회에 새로운 전략적 관점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모펀드 투자의 이점으로 기업의 평판 제고를 들 수 있는데, 이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더 큰 가치가 있습니다. KPMG 조사에 따르면, 사모펀드는 인수한 기업에게 유리한 자금 조달조건 형성, 우수 인재 채용, 고객 및 협력업체와 관계 향상, 기업 경쟁력 제고 등의 부가가치를 더해주며, 이는 기업을 국내외 증시에 상장할 때 특히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사모펀드가 제공하는 다른 주요한 사회적 자본은 '글로벌 네트워크'입니다. 사모펀드는 투자한 기업들의 국제적 상호 협력을 통한 거래비용 감소라는 전략적 제휴를 이끌어내고, 한국 기업에게 신시장 진출을 도우며, 기 진출 기업들의 경험을 얻을 수 있게 합니다.

경영 전략 면에서 보면, 사모펀드는 투자한 기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경쟁력 강화, 낭비요소 제거, 경영 효율성 제고, 신 시장 진출 혹은 새 고객 발굴 등에 의한 매출 증대 등을 통해 기업의 새로운 능력을 배양시킵니다. 이 점은 '언스트 앤 영'의 2007년 연구를 통해 입증됐으며, 유럽의회를 위한 연구 자료에서는 사모펀드가 투자한 기업의 매출, 법인세차감전영업이익(EBITDA), 이윤 증가율이 상장 기업보다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흔히 사모펀드를 '먹튀'로 알지만, 그런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봅니다. 사모펀드는 일반적으로 장기투자를 하는데, 이는 기업 경쟁력을 강화시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조쉬 러너교수가 세계경제포럼을 위해 실시한 연구에서 1980년에서 2007년 기간 중 사모펀드가 매수한 기업의 69%는 2007년 11월 까지 여전히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대부분 사모펀드는 투자지분을 매각한 후에도 자문역이나 파트너 역할을 계속 담당합니다.

150개 성장자본형 사모펀드와 벤처 캐피털이 향후 18개월간 아시아 기업에 43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입니다. 물론 수익률 극대화가 이들의 목표지만, 이 과정을 통해 수많은 아시아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 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사모펀드 투자를 받아들이고, 그들의 사회적 자본을 통해 경쟁력을 보완한다면, 이들의 투자는 한국 기업의 성장과 한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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