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찬선칼럼]4대강(江) vs 4대강(綱)

머니투데이 홍찬선 기자 | 2010.12.13 14:16

10년 100년 내다본 교육 행정개혁과 일자리창출, 남북통일 준비해야

강(江)은 흐름이다. 실개천이 시내가 되고, 시내가 모여 큰 물길을 이루듯 사통팔달로 뚫리면 만물이 번성한다. 물산이 풍부해지고 문화와 정치도 화려하게 꽃피운다. 반면 물길이 막히면 썪는다. 물이 부패하고 경제가 정체되며 문화와 정치도 뒷걸음친다.

이명박 정부가 힘주어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정비사업’도 막힐 기미를 보이고 있는 물길을 트겠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물길을 다스리는 치수(治水)는 나라를 돌보는 치국(治國)의 토대라는 점에서다.

하지만 몇 가지 의문이 가시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9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면서까지, 지금 꼭 해야 할 정도의 국가대사인가. 경제효과와 환경오염 등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면서 상당수의 국민이 반대하고 있는 것은 감안하지 않아도 되나. 무상급식이나 보육수당, 템플스테이 예산 등이 4대강의 직간접 영향으로 내년 예산에서 빠진 것은 어떻게 고려해야 하나 등등이다.

지금은 4대강(江)보다 더 중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교육개혁과 행정개혁, 일자리창출과 남북통일 등은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될 핵심과제다. 4대강(江)보다 더 시급한 4대강(綱)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교육개혁이다. 한국은 치맛바람으로 유명한 교육열을 바탕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 천연자원이 없는데도 6.25 동족상잔의 폐허를 딛고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는 선진국 문턱까지 올라선 것은 교육 덕분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교육은 대량생산을 위한 근로자 양성을 위해 효과를 발휘한 측면이 강하다.

대부분의 학생과 학부모가 '이건 아니다'라며 불만을 토로하는 현재의 획일적 교육은 앞으로 부가가치 생산의 핵심인 스토리와 컨텐츠를 만들어낼 ‘21C형 인재’를 키우는 데는 한계가 많다. 학교에는 학생선발권을 주고,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학교선택권을 주는 게 교육개혁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둘째 일자리 창출이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짊어질 청소년들의 4명중 1명이 일자리를 갖지 못할 정도로 취업전쟁을 겪고 있다. 실업은 삶의 터전과 자아실현의 기회를 잃어 자존심마저 꺾게 한다. 일자리에서 경험을 쌓지 못한 젊은이들이 우리 사회의 중추가 됐을 때 그 공백은 기둥이 부실한 집처럼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불안을 안게 될 것이다.


능력과 의지를 갖고 있는 젊은이들이 꿈을 활짝 펼 수 있는 마당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국립번역원(가칭) 설립이라든가, 게임 영화 등의 컨텐츠 벤처기업 활성화가 그런 예가 될 수 있다. 4대강 예산의 10%만 있어도 미래지향적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낼 수 있다.

셋째 행정개혁이다. 현재의 도·군·면(시·군·동) 지방행정제도는 교통과 통신이 뒤떨어졌을 때 만들어졌다. 중앙행정조직도 규제행정 중심으로 짜여져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 및 경제 현장의 니즈를 뒷받침하기엔 한계가 많다.

지방 행정조직을 1,2단계로 통폐합하고, 중앙도 부처와 공무원 수를 줄이되 연봉을 올려주는 등 21C 경제구조에 맞게 과감히 바꾸어야 한다. 경제효율성을 높이려면 규제가 줄어들어야 하며 규제를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담당 공무원을 두지 않는 것이다.

넷째 남북통일이다. 66년 째 이어지고 있는 분단 상황은 이산가족의 비극은 물론 엄청난 경제적 손실로도 이어지고 있다. 통일은 그동안 당위였지만 앞으로는 현실이 될 수밖에 없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처럼 예기치 못한 도발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면서도, 통일비용을 적립하고 통일 이후 순조로운 통합을 위한 준비를 늦추기 어렵다.

10년 뒤를 생각하는 사람은 나무를 심고, 100년 앞을 내다보는 사람은 인재를 키운다고 한다. 4대강(綱)을 막힘없이 흐르게 하는 것은 우리 후손들에게 훨씬 더 살기 좋고 발전된 한국을 물려주는 길이다. 4대강(江)보다 4대강(綱)을 준비하고 실천하는 통 큰 리더십을 기대해본다. 그런 나라에 사는 국민들은 지금보다 많이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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