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교대 24시간 풀가동…2012년 기초 본공사 완료
- 146년 사토공업사와 협력 지하구조 최고 기술력
"싱가포르 진출 첫 프로젝트인 마리나해안 지하고속도로 공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싱가포르 건설시장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겠습니다."
강석기 대림산업 싱가포르 마리나해안고속도로 C487 현장 소장(상무)이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중동 플랜트 부문에 회사의 역량이 집중돼 있어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사업에 다소 소홀했지만 첫 발을 내디딘 이상 건설명가로서 뚝심을 발휘하겠다는 것이다.
대림산업의 싱가포르 건설시장 입문작은 마리나해안 지하고속도로. 이 공사는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가 지난 2008년 발주한 총 연장 5㎞(6개 공구), 왕복 10차선 규모로 터널 3.5㎞, 환기빌딩 2개, 기존 이스트코스트 파크웨이 고속도로(EPC) 고속도로 우회로 등으로 이뤄져 있다. 대림산업 외에도 삼성물산, 쌍용건설 등 한국 건설사들이 4개 공구를 시공해 '코리안해안 지하고속도로'라고도 불린다.
대림산업은 이 중 창이공항에서 기존 ECP로 연결되는 진입구간(C487) 700m의 공사를 맡았다. 총 공사비는 5억6400만달러(한화 6200억원). 대림산업은 일본의 사토공업사(Sato-Kogyo)와 공동 수주했으며 보유지분은 약 84%다. 사토공업사는 146년의 역사를 가진 터널과 지하구조물분야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로 이 회사와 조인트벤처로 프로젝트를 수행한 것은 국내업체 중 대림이 처음이다.
기존 ECP 아래에 건설되는 지하터널 부분인 만큼 차량 통행중인 고속도로 본선 및 2개 지선도로를 단계적으로 우회하는 작업도 마리나해안 지하고속도로 최대 난공사 구간으로 꼽힌다. 대림산업은 고속도로 우회를 위해 지선도로 뿐 아니라 왕복 8차선에 달하는 본선까지 복공판을 설치하는 공법을 적용키로 했다.
준공은 오는 2013년 6월. 앞으로 2년 7개월 정도 남아 있지만 시설물 등 공사를 위해 기초 본공사를 2012년까지 마쳐야 해 공기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강 소장은 "설계와 공사가 동시에 이뤄지는 디자인&빌드 방식이어서 공기가 빡빡하다"며 "주말도 없이 현장 인력을 2교대로 24시간 풀가동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 건설시장에선 명성이 자자한 대표 건설사지만 싱가포르에선 다소 생소한 대림산업이 대규모 토목사업을 따낸 것은 탄탄한 기술력과 역사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올해로 창립 71주년을 맞는 대림산업은 국내 건설사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건설사 중에는 유일하게 55년간 '국내 1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해외건설 첫 장을 연 건설사라는 수식어도 따라 붙는다.
대림산업은 올들어 11월 현재 해외에서만 31억달러 수주고를 올렸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대림산업의 텃밭인 중동 플랜트 공사가 대부분이지만 앞으로는 동남아시아 시장의 저변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대규모 토목공사 발주가 이어지고 있는 싱가포르에서 추가로 일감을 따낼 계획이다.
강 소장은 "싱가포르에서 도심지하철 3단계 등 대규모 토목공사 물량이 계속 쏟아질 것"이라며 "최근 싱가포르 시장에 새롭게 노크하는 경쟁사들이 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지만 기술력과 시공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익성 높은 공사를 반드시 수주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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