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는 아시아의 숨은 진주"-최영 대표

머니투데이 고한(강원)=신희은 기자 | 2010.11.05 11:14

[인터뷰]외국인 지분율 34%...입장객 증가·외형확장, 시총 6조원 돌파

3일 한낮인데도 강원랜드 카지노 테이블에는 겹겹이 둘러싼 인파로 가득하다. 강원랜드는 카지노 2배 증축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공간확대만 가능할 뿐 게임 테이블 증설은 아직 불가능한 상태다. ⓒ사진제공=강원랜드.


"강원랜드도 이제 아시아 시장에서 겨뤄볼 만한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최영 강원랜드 대표(59·사진)는 강원랜드가 이제 아시아 카지노 업계의 진주로 떠오르고 있다는 자부심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최근 마카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들이 카지노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육성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국가경쟁력 확보 차원에서의 애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외국인 '강원랜드=숨은 진주'...지분율 34%

국내에서는 '강원랜드=도박중독'으로 비쳐지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강원랜드=숨은 진주'이다. 아시아 주요 카지노 업체와 대등한 경쟁력을 갖췄음에도 주가가 60% 이상 저평가돼 있다는 점에 주목한 외국인투자자들은 강원랜드 주식을 꾸준히 사모았다.

강원랜드의 외국인 지분율은 이달초 34%를 넘어섰다. 최근 1개월간 주가상승률만 14%를 초과했다. 한달새 30~40% 급등한 마카오의 카지노대표주 샌즈마카오(Sands Macau)와 에스제이엠(SJM)과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다.

강원랜드는 지난 1일 상장 이후 최고가를 경신하며 시가총액 6조원을 돌파했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만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8%, 21.8% 늘어난 3524억원, 1703억원으로 분기사상 최대실적을 갈아치웠다.

ⓒ 사진제공=강원랜드.


강원랜드는 지난 2005년 폐광지역 개발을 목적으로 처음 문을 연 후 최근 10년간 8배가 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999년 203억원에 불과하던 국내 카지노 업계 법인세는 지난해 1626억원으로 늘었다. 강원랜드도 지난해 연간 매출 1조2000억원을 돌파하며 카지노, 호텔 중심에서 종합리조트로 외형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카지노가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여전히 95.4%로 압도적이다. 강원랜드 호텔과 스키장의 비중은 각각 1.1%, 2.0%이며 골프장, 콘도 등은 1% 이하에 불과하다.

그러나 골프장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해 자체 운영이 가능해졌다. 겨울 개장을 앞둔 스키장과 2012년 완공을 앞둔 워터파크는 카지노와 시너지를 창출하며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키장은 특히 부진한 사업실적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종합 리조트' 경쟁력 주목

최 대표는 "외국인투자자의 높은 관심은 강원랜드의 수익성과 종합리조트 조성에 따른 경쟁력을 높이 평가한 결과라고 본다"며 "최근 강원랜드를 둘러싼 소송 등 부정적인 이슈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도 기업가치가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강원랜드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5% 늘어난 6481억원, 영업이익이 16.7% 증가한 2971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45.9%에 이른다. 하반기에는 실적개선폭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카지노 입장객수 증가와 함께 비용절감 등 경영개선 노력이 빛을 발할 결과다.

최 대표는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카지노 증축, 워터파크 설립 등 필요한 부분에는 공격적으로 투자한 반면 불필요한 비용은 최대 200억원까지 절약하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향후 강원랜드를 종합리조트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최 대표는 "강원랜드만의 지리적, 환경적 장점을 부각시켜 가족이 대를 이어서 찾아오는 디즈니랜드 같은 종합리조트를 만들어가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2012년 관광객수를 700만명까지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마카오에서 추진하는 MICE(meeting, incentives, convention, exhibition)산업 형태로 카지노를 확대·육성하는데 대해서는 경계를 표했다.

최 대표는 "MICE산업은 소요되는 비용과 면적 등을 고려할 때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며 "싱가포르가 뒤늦게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장기적인 성공여부는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 "공기업은 수익 내서 사회 환원해야"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내놓고 있는 강원랜드는 그러나 여전히 도박중독 문제로 끊임없는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 사진제공=강원랜드

지난달 국정감사를 마친 최 대표는 "카지노가 사행성 산업인 것은 인정하지만 강원랜드가 돈을 잘 번다고 해서 질타를 받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며 "공기업은 기업으로서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벌어들인 돈을 공익적인 목적으로 사회에 환원하는 기관"이라고 말을 이었다.

최 대표는 강원랜드를 둘러싼 오랜 도박중독 논란을 서울대공원에 빗대 이야기했다. 그는 서울특별시청 재직 시절 서울대공원 관리사무소 국장을 거쳤다.

최 대표에 따르면 당시 서울대공원에는 2층버스가 '명물'로 인기를 끌었다. 70만평에 달하는 공원을 편리하게 둘러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흔히 볼 수 없는 2층버스를 타는 재미를 가족 관광객들에게 제공한 덕분이다.

그런데 어느날 어린이 1명이 버스에 치이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후 서울대공원에서는 2층버스를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버스에 안전장치를 장착하고 운전기사에게 주의를 요구하는 대신 서울시가 택한 대안은 버스를 아예 없애는 것이었다.

최 대표는 "2층버스가 사라지니 당연히 버스에 아이들이 치이는 사고도 발생하게 않게 됐지만 그게 답이라고 볼 수 있느냐"며 "카지노도 마찬가지로 강원랜드를 축소하고 없앤다고 도박중독 문제가 근절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 '도박중독 센터' 지역 공헌...역기능 해소 힘쓸터

강원랜드는 서울과 강원도 2군데에 도박중독관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카지노 출입일수도 기존 월 30일에서 15일까지 점진적으로 축소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지노는 경기를 불문하고 늘어나는 이용객들로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중독문제도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최 대표는 "라스베이거스, 마카오에도 도박중독자들은 있지만 카지노측에 도박중독 책임을 묻지는 않는다"며 "이는 소득수준이 뒷받침되고 카지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자연스레 나아지는 문제"라고 말했다.

또 "심각한 도박중독은 국가 차원에서 제대로 된 시스템을 마련해 도움을 줘야 할 문제"라며 "강원랜드도 그에 따른 합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도박중독 해결이 강원랜드만의 몫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강원랜드는 직원의 60% 가량을 정선, 태백, 영월, 삼척 폐광지역 출신으로 채용했고 다양한 사회공헌 작업을 통해 지역경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카지노의 역기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와 협력하는 동시에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 최영 강원랜드 및 하이원리조트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009년까지 SH공사 사장을 지냈다. 서울특별시청에서 서울대공원관리사무소 국장, 문화관광국 국장, 산업국 국장, 경영기획실 실장을 지냈다. 또 서울특별시 동작구청 부구청장, 강서구청 부구청장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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