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철강업계 인상요구 터무니없다"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 2010.11.01 18:29

9월 철근 인상분 놓고 팽팽히 맞서

철근가격 인상을 놓고 건설·철강업계 간 갈등이 지난 4월에 이어 재점화됐다.

1일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제강사들은 "9월분 철근가격을 수용하지 않는 건설업체에 대해 철근 공급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놓았다. 이들 제강사들은 9월분 톤당 76만원, 10월분 79만원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건설사 측인 건설사자재직협의회(건자회)는 "현재의 철근 가격 인상 요구는 터무니 없는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건자회는 철근 구매를 담당하고 있는 31개 건설업체 구매담당자들이 회원으로 소속된 조직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건자회가 9, 10월 철근 납품단가와 관련해 회원사들의 불매운동을 조장하는 등 불공정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단순히 가격으로만 볼 문제가 아니라 이런 행위가 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국제강도 사실상 이날부터 건자회 소속 건설사에 대한 납품 중단에 가세하고 나섰다. 동국제강 측은 손해를 보면서까지 제품을 납품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갈등의 범위는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건설업계는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철근의 원료로 쓰이는 고철 가격이 9월보다 톤당 30달러 정도 떨어졌음에도 대형 철강사들이 비수기 적자 보전을 위해 횡포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건자회의 관계자는 "그동안 가격 협의체 구성해서 협상이 잘 진행돼 왔다. 지난 6월에는 시중에 60만원대 저가 제품이 나돌았지만 76만원에 합의했다"며 "이번 인상 요구는 철강업체들이 지난 7,8월 손해분을 철근가격 인상으로 보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철근은 계절적 수요품목으로 결산은 연 단위나 반기로 하지 매달 영업이익을 따져서 하는 것이 어디있느냐"며 "건설경기가 침체돼 있는 마당에 회원사가 물량의 대부분을 쓰고 있는데 '불공정 행위' 운운하며 교란작전을 펼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건자회 측에 따르면 8월 철근가격은 톤당 71만원이었으며 이후 철강회사들이 77만원을 고집했다. 건자회 측에서 이를 거부하자 9월, 10월, 11월에 각각 76만원, 79만원, 79만원을 제시한 상태다.

2~3만원의 인상은 감수할 수 있지만 철강업체의 현재 요구는 지나치다는 것이 건자회 측의 생각이다. 건자회는 2일 총회를 열어 각 건설사들의 입장을 모은 뒤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건설·철강업계는 철근가격을 놓고 그동안 고질적인 갈등을 겪어왔으며 지난 4월에도 제강사들이 건설사에 철근 납품을 중단해 지식경제부와 국토해양부가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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