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으로 들어온 정치…"현실과 다르지만 통쾌해"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10.11.01 15:01

정치권은 왜 '대물' '자이언트'에 주목하나…'카타르시스' 작용

정치가 TV 속으로 들어왔다. SBS드라마 ‘대물’과 ‘자이언트’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자이언트와 대물은 지난달 넷째 주 각각 주간시청률 1, 2위(AGB닐슨미디어)에 올랐다.

특히 대물은 여의도 정치권에서도 심심찮게 화제가 되고 있다. 일찌감치 여주인공인 서혜림(고현정 분)이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은 극중 집권당인 ‘민우당’이란 당명에 발끈했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을 합쳐 놓은 듯한 느낌을 준다며 불쾌한 표정이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대물에서) 집권당 대표가 너무 부패하게 나와 내 이미지가 나빠질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농담조였지만 부패 정치인의 상징으로 나오는 극중 집권당 대표의 이미지 때문에 불편해진 심기를 에둘러 드러냈다.

왜 여의도 정치권은 두 드라마에 주목하고 있을까. 대물과 자이언트는 최근 다소 파격에 가까운 정치발언을 담아냈다. 대물의 서혜림은 "회초리를 들어 말 안 듣는 정치인을 때려주셔야 합니다", "정치인의 오만불손한 버르장머리를 타이르고 가르쳐야 합니다", "나라의 주인은 누구인지 알려주셔야 합니다"고 외쳤다.

'자이언트'의 주인공 이강모(이범수 분)는 직접 화장실에 잠입해 여당 의원에게 "누가 당신 옷에 달린 배지를 달아줬나. 국민이 원하고 있는 직선제 개헌 의지를 꺽지 마라"고 따끔하게 충고했다.

대물과 자이언트는 예전 '모래시계'에 견줘 매우 적극적인 정치 지향을 보이고 있다. 모래시계가 친구인 검사와 조직폭력배간 우정과 갈등 속에서 당시 부패 정치권을 살짝 엿보게 했다면 대물과 자이언트는 한층 노골적이다. 두 드라마 주인공은 부패 정치인들을 몰아세우고 질타한다.


한나라당 한 당직자는 "두 드라마 특히 대물에서 여주인공은 이상을 추구하는 정치인으로 나온다"며 "아줌마 이미지, 클린 선거, 네거티브 선거전략 배제,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 등은 집권 후반기 '친서민 공정사회'라는 국정운영 기조와 맞물린 측면이 많다"고 해석했다.

그는 "현실에서 국회와 국회의원은 국민들의 신뢰도·선호도 조사에서 늘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어찌보면 비현실적인, 동시에 이상적인 정치에 대한 기대가 드라마를 통해 표출되며 일종의 카타르시스 작용을 일으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대물의 경우 상당히 과장돼 있으면서도 동시에 여론에 귀 기울이고 국민을 존경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내용들이 많다"고 평했다.

한편 SBS는 1995년 방송돼 공전의 히트를 쳤던 ‘모래시계’를 창사 20주년 특집으로 편성, 11월 1일 하이라이트 편집편으로 재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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