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실업 3부자, 주식 판 까닭은?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 2010.10.25 08:10

김 회장 등 대주주, 지분 일부 매각…新사업 투자+경영승계 힘싣기

의류수출 전문기업 한세실업의 김동녕 회장과 두 아들 등 오너 일가가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주식 일부를 처분했다.

한세실업이 최근 자체 브랜드를 내걸고 국내 온라인 패션 시장에 진출하면서 대주주가 실탄을 확보해 신규사업을 키우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동녕 회장(65세) 등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6명은 한세실업 주식 총 50만주(1.67%)를 시간외로 매각했다. 주당 매각가격은 6700원으로 34억원 규모다.

김 회장이 15만주, 김 회장의 장남인 석환씨(36세)와 차남 익환씨(34세)가 각각 15만주씩 팔았고 임원들도 일부 지분을 매각했다.

한세실업의 최대주주는 한세예스24홀딩스로, 이번 매각 후 최대주주측 지분은 62.58%에서 60.91%로 줄었다. 한세예스24홀딩스의 최대주주는 김석환씨(26.94%)다.

이번 매각 물량은 연기금이 받아갔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개인에게 물량을 넘길 경우 매물 우려가 있기 때문에 비교적 장기 투자하는 기관에 지분을 넘겼다"며 "최근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판단에 따라 기관들의 수요가 많았다"고 말했다.

현재 한세실업 주가는 7280원으로 기관들의 매수세가 몰리며 최근 한 달 사이 33% 올랐다. 회사 관계자는 "대주주 입장에서는 여전히 주가가 저평가돼 매각가격이 싸다고 판단했지만 투자자금 확보 목적에서 지분을 팔았다"고 말했다.

한세실업이 최근 패션시장에 도전하면서 재투자를 위해 보유 주식을 현금화했다는 설명이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등 수출에 주력해 왔던 한세실업은 이달 온라인 전용 패션브랜드 'NYbH(New York By Hanse)'를 선보였다. 그동안 갭, 나이키, 폴로 등에 OEM으로 납품했지만 이번에 자체 브랜드로 승부를 걸겠다는 계획이다.

'NYbH'의 디자인은 한세실업 뉴욕 사무소가, 생산은 한세실업 베트남에서 담당한다. 유통 판매는 한세예스24홀딩스의 자회사인 패션 인터넷 쇼핑몰 '아이스타일24'가 맡는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생산에서 유통까지 모두 한세그룹 내에서 해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대주주 주식매각 대금은 이달 말 본격 영업에 나서는 아이스타일24에 투자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이스타일24는 김 회장의 장남인 석환씨가 총괄이사를 맡고 있다. 일찌감치 그룹 지주사인 한세예스24홀딩스의 최대주주에 오른 석환씨에게는 이번 신규사업이 경영 능력을 검증할 시험대인 셈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한세실업은 최근 수익성이 둔화되고 있는 만큼 실적이나 경영권 승계면에서 온라인 패션사업 투자에 더 힘을 쏟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세실업은 올해 영업이익이 350억원으로 전년(891억원) 대비 61% 줄고 매출은 8740억원으로 6% 늘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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