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바닥론? 아직 아닌데요"

머니투데이 송충현 기자 | 2010.10.22 06:23

국토부 발표후 시장 기대감 커져…매매가 변동률 여전히 '마이너스'

ⓒ윤장혁
#대구 출신의 김인혁(29,가명)씨는 최근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소식을 접하곤 부모님과 함께 살 집을 알아보기 위해 경기 고양시 일산을 찾았다. 그는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들러 올해 입주를 시작한 I아파트 시세를 알아봤다.

그리곤 뜻밖의 소리를 들었다. D공인중개소 대표는 김씨에게 "에이, 아직 마이너스 회복되려면 멀었어요. 저도 장사하는 입장이지만..." 김씨는 시장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에서 '부동산 바닥론'을 거론하면서 시장에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와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그만큼 시장을 조금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부동산 바닥론'은 최근 국토해양부가 9월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를 내놓은 직후 고개를 들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신고된 전국 아파트 거래건수는 3만3685건으로 8월 3만10007건보다 8.6% 늘었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자료가 발표되자 대형 포털사이트 내집마련 커뮤니티 등에선 "부동산시장이 드디어 바닥을 쳤다"는 기대섞인 분석이 속속 등장했다. 인천·경기의 급매물이 회수되고 호가가 상승 중이라는 이야기도 조심스레 흘러나왔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바닥론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최근 분양가를 회복했다던 고양 일산 식사지구 I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는 여전히 3000만원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떨치지 못한 상태다.

인근 E아파트 84㎡ 역시 지난 3월 이후 3억원 선에서 가격이 요지부동이다. 해당 아파트를 담당하는 B공인 관계자는 "최근 무슨 바람이 도는지 전화 문의는 많이 온다"면서도 "그러나 가격에 반영되기는 아직 역부족"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KB국민은행 부동산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4주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주택 매매가격 변동률은 여전히 마이너스(-0.2%) 수준이다. 부동산시장에 가장 민감한 서울 재건축 단지 역시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J아파트 76㎡의 최근 매도호가는 10억7000만원 수준. 부동산 바닥론에 무게를 싣는 이들은 최근 한 주 동안 이 아파트의 호가가 2000만원 올랐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역시 착시효과에 가깝다. 잠실 J아파트 76㎡는 지난 7월부터 10억5000만~10억8000만원 선에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오히려 지난 8월30일 기준 호가인 11억원이 현재 시세보다 높다. 인근 H공인중개소의 말을 빌리자면 "그나마도 매수세가 형성되지 않아 정확한 가격을 따지긴 어려운 상황"이다.

대치동 E재건축 단지 역시 76㎡와 84㎡ 일부 물건의 호가가 1000만원씩 오르긴 했지만 추격 매수세가 없어 전체적인 가격선을 끌어올리기엔 힘이 달리는 모습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이에 대해 "거래량이 늘면 가격도 따라 오를 확률이 높긴 하다"면서도 "결국엔 부동산시장이 추가적으로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수요자의 심리가 회복될지의 문제여서 시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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