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전광판 설치대금은 100만원이지만 신한카드를 만들어 매월 일정금액 이상 사용하면 누적된 포인트로 대신 결제가 가능하다"며 "매달 2만 포인트씩 50개월 동안 결제하면 현금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꼬드겼다.
나 할머니는 LED전광판 설치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수차례 확인했으나 A씨는 "전혀 법적 문제가 없다"면서 "문제가 생기면 반납처리해주겠다"고 안심시켰다.
그러나 광고물 관련법상 일반 업체에서는 LED전광판을 설치할 수 없다. 불법이다. 이러한 불법 광고물은 도시미관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홍보문구가 대부분 적색 등 원색으로 사용돼 차량 운전자들의 안전운전에도 지장을 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결국 나 할머니는 LED전광판을 설치한지 며칠 지나지 않아 군청으로부터 불법 광고물 철거 지시와 함께 철거하지 않을 경우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공지를 받았다.
간판업체는 나 할머니의 항의에 전광판을 철거해 갔으나 요금은 5개월째 할머니 계좌에서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전광판 철거 후 마음이 상한 할머니는 신용카드도 사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간판 설치 금액은 고스란히 현금 결제되고 있다.
◇ 선포인트가맹점의 불완전판매에 고객만 골탕= 카드사들은 기존 가맹점 외에 포인트 가맹점과 선포인트 가맹점을 별도로 유치하고 있다. 고객에게는 포인트 사용처가 많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선포인트란 미리 물건을 구입하고 결제는 향후 몇 년에 걸쳐 매달 포인트로 상환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포인트가 부족할 때는 현금결제 처리 된다. 결국 회원들은 선포인트 결제에 발목이 잡혀 3~5년간 꼼짝없이 선포인트용 카드만을 사용하게 되는 셈이다.
간판업체의 경우 신한카드 뿐 아니라 삼성카드와 외환카드와도 선포인트 가맹점 제휴를 맺고 같은 수법으로 영업하고 있었다.
특히 A씨는 LED전광판 설치가 불법인 것을 알면서도 단속을 잘 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불법이 아니라고 고객을 속이는 등 불완전판매를 했다.
이렇게 선포인트카드 영업으로 불완전판매를 하고 있는 업체들은 주로 휴대폰이나 네비게이션 유통업체들이다. 이들은 카드사 직원이라고 고객에게 접근한 후 마치 공짜로 휴대폰 등의 상품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현혹시키는 수법을 쓰고 있다. 게다가 자사 물품 판매뿐 아니라 카드사로부터 카드 모집 인센티브까지 챙기고 있다. 꿩먹고 알먹고다.
카드사들 역시 이를 알고도 묵인하고 있는 꼴이다. 기존회원, 휴면회원, 신규회원 할 것 없이 선포인트용 카드를 새로 발급해 줄 수 있는데다 한번 발급하면 3~5년 동안 매월 70만원 이상의 결제가 이뤄지는 황금알 결제카드가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카드사들은 선포인트 가맹점을 마구잡이로 유치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현재 선포인트가맹점이 몇군데인지, 카드모집인이 몇 명인지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 결국 잘 모르는 소비자만 골탕을 먹는 셈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불완전판매를 하는 가맹점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카드사에 신고하면 확인 후 문제가 있는 가맹점을 해지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