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다국적 제약사 마케팅 맞손, 藥일까 毒일까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 2010.10.07 15:02

국내 제약사 매출 성장에는 도움…'낮은 이익 수준'은 흠

국내 대형 제약사와 다국제약사 간에 의약품 마케팅 제휴가 잇따라 이뤄지고 있다. 국내 제약사가 다국적제약사의 의약품에 대한 일반병원 마케팅을 담당하는 방식의 제휴가 주를 이룬다.

정부의 약가규제 정책으로 인해 매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대형제약사들은 다국적제약사의 제품을 팔아 매출을 일정부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가 해외 제약사의 판매대행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한양행은 한국베링거인겔하임과 고혈압복합제 '트윈스타'를 공동판매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종합병원 영업을, 유한양행은 병·의원을 중심으로 영업을 담당하기로 했다. 유한양행은 이번 트윈스타 판매유통 계약으로 3년차 누적판매 1000억대의 거대 품목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올 들어 동아제약, 한미약품 등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다국적제약사와 마케팅 제휴 계약을 잇달아 맺은 바 있다. 동아제약은 지난 5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전략적 사업 제휴를 체결했다. 동아제약과 GSK는 일반병원(의원급)에서 GSK의 다양한 전문의약품들에 대한 공동 판매·프로모션을 진행하기로 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MSD와의 고혈압복합제제 '아모잘탄'에 대한 공동판매 계약을 맺은데 이어 다른 의약품에 대한 마케팅 제휴 계약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 대형제약사의 전략적 동거는 양측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면서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다국적 제약사들에게 한국시장은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으로 유력한 후보지다. 국내 대형제약사는 제네릭(복제약) 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새로운 매출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들은 주로 종합병원을 상대로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병·의원급 영업에서는 상당히 취약하다"며 "다국적제약사가 병·의원에 대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영업 전략을 펴기 위해서는 국내 대형제약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대형 제약사 입장에서는 매출이 정체된 상황에서 제품 포트폴리오를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평가다. 또 다국적제약사와 제휴를 통해 해외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공동마케팅을 할 경우 국내 제약사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적다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통상 마케팅 제휴를 통해 올린 이익의 60%는 다국적제약사가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제약사가 마케팅 비용을 써야 하기 때문에 매출이 늘어나는 것을 제외하면 다국적사와 마케팅 제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미미할 수 있는 셈이다.

또 다국적제약사가 마케팅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경우 국내 제약사의 매출이 급감할 수 있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경우 다국적제약사는 손쉽게 해당 의약품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게 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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