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찍기-꺾기 수사에 떠는 사채시장, 세대교체?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 2010.08.22 13:48

[명동풍향계]부동산 침체와 함께 사라진 사채업자도 많아

명동 사채시장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의 전주들은 폐업위기를 맞고 있는 반면 신흥 전주들의 새 피 수혈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기존 전주들은 수난을 겪고 있다. 부동산담보대출을 해줬던 사채업자들이 부동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데다 최근 검찰이 상장폐지 기업의 '먹튀'를 막기 위해 날카로운 수사의 칼날을 겨누고 있어서다.

반면 사채업의 위기를 기회로 신흥 전주들이 사채업시장에 진입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어 사채업자들의 세대교체도 예상된다.

◇수사 '스콜'에 준법정신 높아진 사채업자=며칠 전 명동 사채업자 A씨는 검찰에 가서 조사를 받고 왔다. 잔고증명을 해준 코스닥회사에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는 설명이다. 다른 사채업자는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또 옆 사무실이 압수수색을 당하니 겁나서 이사 가는 사채업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요즘 검찰에서는 의심이 가는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 회사에 대해 찍기와 꺾기 수법을 동원한 가장납입이 아닌지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 찍기란 유상증자를 하면서, 사채업자에게서 돈을 빌려 주금을 낸 뒤 곧바로 전액을 인출해 사채업자에게 갚는 수법이다. 꺾기는 절반은 현금으로, 절반은 주식으로 갚는 수법을 말한다.

자금조달 시장과 기업어음(CP)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유상증자 등은 그나마 명동 사채시장을 지탱해줬던 시장이다. 하지만 감독당국의 감시가 심해지면서 이 시장 접근 역시 매우 조심스러워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A씨는 "그동안 감시가 심해지면 BW, CB 등의 금리가 올라갔는데 요즘에는 검찰의 조사 강도가 너무 심해서 오히려 금리를 철저히 지키는 분위기"라며 "중소기업에 자금을 줄 때도 등록된 대부업체를 통해 대출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A씨 뿐 아니라 최근 명동 사채업자들은 대부분 법정금리 이내에서만 대출해주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밝혔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 법정금리 이상의 금리를 받으면 원금 회수도 힘들 정도로 악덕업자로 몰릴 수 있어 모두 조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대부업체를 비롯한 모든 금융회사의 최고이자율은 44%이다.

◇부동산 침체 '허리케인'=부동산 담보대출을 주로 했던 사채업자들은 아예 연락이 두절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한마디로 망했다는 말이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명동 강남 종로 할 것 없이 부동산담보대출을 해줬던 사채업자들이 아예 업을 포기하고 정리해버린 것이다.

명동 사채업계 관계자는 "제가 아는 분도 어느 날 갑자기 연락이 안돼서 알아보니 담보가 잘못 돼서 해외로 떠난 것 같다"며 "자기 돈 뿐 아니라 전주들의 돈까지 끌어들였는데 원금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되니까 도피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대부업협회에 나오던 담보대출 전문업자들 중에도 연락이 안되는 사람이 있다"며 "부동산 침체가 여기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명동시장에는 재벌의 '세컨드'가 H사 및 특급호텔의 비상장주식을 담보로 대출이 가능한지 알아보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하지만 바로 현금화하기 어려운 비상장주식을 담보로 대출이 이뤄지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그만큼 시장에서 현금 확보가 싶지 않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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