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의 '마법' 中서는 안통하네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10.07.05 14:29

레노보 회장 "애플, 中서 큰 기회 놓치고 있어"…근로환경 불신 제기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의 ‘마법’이 중국에서는 통하지 않고 있다.

아이패드를 들고 있는 스티브 잡스.
애플이 중국 납품업체의 노동 현실을 외면하며 ‘제2의 나이키’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가 하면 잡스가 중국을 무시하고 있다는 혹평도 뒤따른다.

◇"잡스, 천재지만 큰 구슬에 불과"=‘중국의 잡스’로 불리는 리우 주안지 레노보 설립자 겸 회장은 5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큰 기회를 놓치고 있다”고 말했다.

리우 회장은 이어 “잡스가 성격이 좋지 않고 중국에 무관심하다는 것이 우리로서는 운이 좋은 일”이라며 “만약 애플이 중국에 신경쓴다면 우리가 어려움에 빠졌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IBM 후신인 레노보는 현재 중국 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인에게도 애플 제품은 분명 매력적인 제품이지만 접하기는 쉽지 않다. 애플은 일부 대도시에서만 소매를 허용해왔다.

리우 주안지 레노보 설립자 겸 회장.
또 공식적으로는 중국내 두번째 통신회사인 차이나 유니콤만을 통해 아이폰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데 이 또한 판매가 부진하다. 차이나 유니콤을 통해 판매되는 아이폰 정품 가격이 암시장가보다 훨씬 비싼 때문이다.

이에대해 애플은 9일 상하이내 애플스토어 개장과 내년 연말까지 25개의 소매 아울렛 설치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해명했다.

리우 회장은 "잡스를 천재라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잣대로는 아니다"라며 "훌륭한 리더는 구슬을 꿸수 있는 실이 돼야 하지만 잡스는 자신이 큰 구슬에 불과하다”고 비유했다.


◇제2의 나이키 되나=애플의 중국 수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아이폰을 생산하는 중국 폭스콘의 자살사건에도 불구하고 잡스가 애플을 “세상에서 근로환경이 가장 좋은 회사”라고 칭한 e메일이 공개된 것.

4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잡스는 개인적으로 주고받은 e메일에서 폭스콘과 관련해 “노동력 착취는 없었다”며 “애플은 지구상 어떤 회사보다 가장 근무환경이 좋은 회사 중 하나”라고 말했다.

또 “모든 자살이 비극적이기는 하지만 폭스콘의 자살률은 중국의 평균보다 훨씬 낮다”며 “우리는 이 문제를 모두 매듭지었다”고 설명했다. 잡스의 이 같은 발언은 애플의 신뢰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회사에 대한 불신도 촉발시키고 있다.

특히 애플에게서 나이키의 그림자를 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나이키는 1990년대초까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수많은 납품업체를 거느린 세계최대 패션스포츠 제조업체였지만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면서 결국 이전의 영광을 내줬다. 여기에는 “중국 나이키 노동자의 임금이 중국의 대학 교수보다 많다”며 노동운동을 무조건 적대시하던 필 나이트 나이키 설립자 겸 회장의 개인적 성격도 크게 작용했다.

마켓워치는 일부 블로그에서 잡스의 폭스콘 공장 발언과 관련해 경멸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4. 4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