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B등급의 저주'…연쇄부도 우려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10.06.29 07:45

시장 침체·분양 부진·PF 돈줄 막혀..은행지원받는 C등급보다 위험

제3차 건설사 신용위험평가 결과가 시장을 강타했다.

3차 건설사 구조조정으로 벽산건설 신동아건설 남광토건 중앙건설 한일건설 청구 한라주택 성우종합건설 제일건설 9개사가 'C등급'(워크아웃)을 받았다. 성지건설 금광건업 금광기업 남진건설 풍성주택 대선건설 진성토건 7개 건설사는 'D등급'(퇴출)이 확정됐다.

3차 건설사 구조조정의 여파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공시기업의 주가가 줄줄이 하한가로 주저앉거나 낙폭이 확대되는 등 해당 기업들은 시장에서 냉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1차 건설사 구조조정 때처럼 채권은행단은 워크아웃 건설사에 혹독한 구조조정을 전제조건으로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지원을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1차 구조조정 때부터 논란이 돼온 'B등급의 공포'가 3차 구조조정을 계기로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는 건설·부동산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와 무관치 않으며 지난해와 올해 잇따랐던 신창건설 현진 성원건설 등 'B등급' 건설사들의 부도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B등급의 저주'가 심화될 것이란 전망은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설득력이 높아지고 있다. 분양시장 침체로 은행들이 분양사업장에 대출을 중단하고 이 때문에 신규사업이 대거 지연돼 결국 해당 건설사의 유동성 부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부지를 매입해놓고 사업을 진행하던 사업장들은 분양시장 침체로 매각이 어렵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자금의 리파이낸싱(Refinancing)이 막혀 유동성 악화의 주범이 된다.

실제 3차 구조조정 때 워크아웃에 돌입한 A사는 수도권 대형 분양사업장의 금융비용 및 운영비로 3년간 1500억원을 쏟아부으면서 회사 유동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분양시장 침체로 장기간 분양을 연기해온 사업장들의 사업 추진이 중단됐고 토지대금의 리파이낸싱이 어려워지거나 이자부담이 높아져 현금부족현상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채권은행의 신용위험평가에 이은 후속 구조조정과 정부의 압박도 'B등급' 건설사들을 짓누르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전체 건설업체를 대상으로 건설업 등록기준에 미달하는 건설사를 가려냈으며 다음달 초 명단을 지방자치단체에 통보, 퇴출할 예정이다.

실태조사에서 등록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종합건설사는 지난해와 비슷한 2000여곳으로 알려졌고 일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상태인 1등급 업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이번 등록기준 조사는 채권은행이 주도하는 구조조정과 별개 것이라고 밝히지만 부실업체 퇴출이라는 측면에서 아직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건설사에는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는 5년 만에 처음으로 시공능력평가순위 200위에 속하는 대형건설사들에 대해 일제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경기가 호황일 때 하도급대금 등을 현금으로 결제하고 기일에 맞춰 꼬박꼬박 지급하다가 경기가 침체되자 어음을 다시 발행하고 대금지급을 늦춘 건설사들로서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건설업계 내부에서는 '회사가 어렵다'는 기준 하나로 하도급대금 지연과 장기어음 지급사례를 꼽아왔고 실제 몇몇 건설사가 포착되곤 했다. 공정위도 이번에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지연이자나 어음할인료 지급 여부 등 하도급법에 규정된 불공정 하도급거래 행위 전반을 조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공정위가 하도급거래 실태를 점검하면서 이례적으로 대형건설사 200곳을 포함한 것은 건설업을 중심으로 현금성 결제비율이 떨어지고 법정기일을 초과해 하도급대금을 지급하는 등의 사례가 이어지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한 전문가는 "건설·부동산경기는 여전히 침체돼 있고 3차 건설사 구조조정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와 건설사에 대한 PF대출은 계속 어려울 것"이라며 "워크아웃 건설사는 조속히 지원하고 위험한 'B등급' 건설사는 상시 구조조정을 통해 건설사 부도발 위기를 사전에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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