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MSCI선진지수 무산에 "무덤덤"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10.06.22 06:54

"예견된 결과"

증권가는 22일 한국의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편입이 무산됐다는 소식에 "예상했던 결과"라며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이미 MSCI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낮아졌다고 증시수급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점에서다.

이날 MSCI는 홈페이지를 통해 2010 연례 시장지수 조정을 위한 리뷰결과를 발표했다. 선진국 지수편입이 거론됐던 한국과 대만은 신흥시장지수에 남았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됐어도 외국인들의 신규투자가 즉각 이뤄지지는 않는다"며 "전체적으로 증시수급에는 긍정적일 수 있었으나, 편입이 무산됐다 해도 큰 악재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당초 한국이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된다면 100억~200억 달러 가량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신규 유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MSCI지수를 추종하는 펀드 등의 선진시장 투자자금 비율은 86.9%(6월1일 기준)이다. 한국이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됐다면 펀드 내 투자비중이 1.9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852억 달러 가량이 유입된다는 얘기다.

반면 선진지수에 편입되면 신흥시장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게 되는데, 그 규모는 707억달러 가량이 된다. 이를 종합하면 144억 달러 가량이 순유입 된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었다.

그러나 한편에선 이런 전망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었다. MSCI 선진지수를 추종하면서도 신흥국가로 분류돼 있는 한국시장을 편입하고 있는 자금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글로벌 펀드는 △선진시장(DM)투자펀드 △신흥시장(EM) 투자펀드 △DM+EM 투자펀드 등 3가지로 구성된다. 최근에는 'DM+EM'의 투자규모가 증가하며 한국증시는 이미 EM으로 분류되는 모습을 보여 왔다는 것이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선진시장에만 단독투자하는 글로벌 펀드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며 "반면 신흥시장에도 함께 투자하는 펀드는 2005년말 10%에서 올 4월말 25%까지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선진시장에만 투자하는 펀드도 한국시장을 편입한 경우가 적잖았다"며 "MSCI를 추종하는 펀드들도 이런 추세에서 예외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MSCI AC(선진+신흥) 추종펀드의 경우 80%가량이 한국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선진시장 지수인 MSCI 월드지수, 그리고 미국을 제외한 유럽선진국이 중심이 되는 MSCI EAFE 추종자금 역시 한국을 편입한 사례가 각각 66%, 56% 가량 됐다고 분석했다.

종합하면 선진시장에 투자하는 전체 글로벌 투자자의 67%가 신흥시장인 한국에도 함께 투자하고 있어 MSCI 선진국 지수 편입효과는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이다. MSCI 이슈에는 버블이 있었다는 얘기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한국증시에 꾸준히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됐다는 점도 궤를 같이 한다.

이런 점이 고려돼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 등도 이번 MSCI 선진지수 편입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여기에 MSCI가 선진지수 편입의 사실상 전제조건으로 내건 요구사항도 수용하기에는 부담스러웠다.

MSCI는 △원화 환전성 개선 △투자여건 개선 △한국거래소의 시장데이터 활용 등 3가지 조건을 요구했다. 이는 한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코스피, 코스닥 지수선물이나 옵션상품의 경쟁상품이 만들어진다는 얘기로, 득실을 따지면 한국에 불리할 수 있는 사안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시장분위기가 크게 악화됐던 시기였다면 MSCI 선진지수 편입에 사활을 걸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경제시스템이 대부분 정상화된 상황이라 매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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