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우리 아이도 인터넷 중독?

머니투데이 이서경 한서중앙병원장(소아정신과 전문의) | 2010.06.19 10:10

[이서경의 행복한아이 프로젝트]]

중학교 3학년인 익현(가명)이는 인터넷 게임을 너무 많이 한다는 문제로 병원에 내원했다. 게임을 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면서 아이는 짜증과 반항이 늘고, 심지어는 학교를 무단결석하거나 조퇴를 마음대로 하는 등의 문제가 늘어만 갔다. 익현이와 같이 인터넷 게임을 너무 많이 해 인터넷 중독의 수준까지 이르는 아이들이 있다.

인터넷 중독은 인터넷의 과다한 사용으로 인해서 예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인터넷 사용에 쓰고, 사용을 중단하거나 감소하면 초조나 불안, 인터넷을 하고 싶어지는 충동 등이 생기는 증상을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2000년도에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전국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11% 정도가 인터넷 중독의 가능성을 보인다고 할 정도로 상당히 많은 수의 청소년이 인터넷 중독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청소년들이 인터넷에 빠져드는 이유는 현실 세계를 탈피한 익명성에서 오는 자유로움이나 인터넷 세상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소속감을 단일 주제로 보다 손쉽게 얻을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인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러한 인터넷 세계의 매력에 중독이 되기 쉬운 아이들의 특징은 또래 관계가 어렵고 사회성이 잘 발달하지 않은 경우나 가정 내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자기표현을 잘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이 인터넷에 중독되는 것 중에 가장 강력한 요소가 바로 게임이다. 인터넷 게임 중독은 남자아이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그 이유는 권력의지가 남자아이에게 더 많기 때문이다.


여자아이들은 남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강하고 남자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평가보다는 자신의 영향력이나 지배력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따라서 경쟁심이 강하고 내적인 공격성이 해소되지 않은 아이들이 게임 중독이 더 쉽게 되는 경향이 있다.

인터넷이나 게임은 깊은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고, 쉽고 단순하게 반복하는 활동이므로 전두엽 기능이 저하된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청소년이거나 충동적인 아이들이 쉽게 빠져들게 된다.

인터넷 중독의 조기 증후로는 수면 부족으로 인한 졸음과 만성적인 피로감, 수업에 집중을 못하고 성적이 떨어지면서 결석이나 조퇴가 늘고 친구 관계에서의 변화가 오는 경우에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짜증이나 반항이 늘고 갑자기 언어와 맞춤법의 변화가 나타날 때에도 인터넷 사용량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터넷 중독을 예방하려면 우선 해야할 일을 한 이후에 컴퓨터 전원을 켜는 습관을 들이고, 특별한 이유 없이 컴퓨터를 1시간 이상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컴퓨터를 거실 등 가족이 함께 있는 자리에 두는 것도 도움이 되며, 컴퓨터를 하면서 식사 등 다른 활동을 같이 하는 것을 금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 이외의 취미 활동 등을 늘리도록 권장해야 하며, 우선 무엇보다도 아이가 인터넷 세상에 빠지기 전에 아이와의 대화와 교감의 시간을 늘리며 아이의 정서적인 스트레스를 관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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