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넘던 은마·개포주공 8억대까지 추락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10.06.15 15:18

(상보) 강남 재건축아파트, 금융위기 수준까지 하락 속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개포동 개포주공 등 주요 강남 재건축아파트의 매매가격이 금융위기 수준인 8억원대까지 떨어졌다. 서울 강남구 아파트 거래 건수도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8년 12월 이후 1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체감 경기 불안과 세금 부담 증가, 보금자리주택 등 저가주택 공급의 영향으로 기존주택 거래가 부진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지방선거와 천안함 사태 등도 거래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거래 건수·가격 금융위기 수준 하락
15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5월 신고분 아파트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거래건수는 3만2141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거래건수(4만3975건)에 비해 26.9%, 최근 4년간 같은달 평균 거래량(4만5368건) 대비 29.2%가 각각 감소한 수치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 이후 17개월 만에 최저치다. 실거래가도 은마아파트와 개포주공 등 일부 재건축아파트가 금융위기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 은마아파트 77㎡(이하 전용면적)는 4월 최고 거래가격이 9억2000만원을 기록했지만 5월엔 5300만원이나 하락한 8억6700만원에 거래된 아파트가 등장했다.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12월 이후 1년6개월 만에 다시 8억원대로 추락한 것이다.

개포주공1단지 51㎡는 4월 중 최고 9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5월에는 8억97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5월 이후 1년 만에 8억원대로 떨어졌다. 서초구 반포동 에이아이디차관아파트 73㎡는 4월 최고 11억5000만원에서 6000만원 떨어진 10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송파구 가락동 시영1단지 41㎡ 3층은 4월 5억원에 거래됐지만 5월에는 4억8500만원으로 1500만원이 하락했다. 4월 거래가 최고액이 11억원이던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77㎡는 5월 10억3500만원에 거래돼 한달새 6500만원 떨어졌다.


◇주택경기 불안·보금자리 영향…금리가 최대 변수
이처럼 아파트 실거래가 건수가 급감한 것은 체감 경기 불안과 세금 부담 증가, 보금자리주택와 같은 저가주택 공급 등의 영향으로 기존주택의 거래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잔여 규제를 당분간 유지하고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시사하면서 실거래가 위축된 데다 지방선거와 천안함 사태 등도 거래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이처럼 거래가 부진하다보니 급매물이 늘어나고 이들 물건이 소화되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5월 실거래가는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로 접어들던 지난해 초반 가격 수준이다.


문제는 당분간 거래부진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아파트 실거래 건수도 5월에 비해 감소하거나 비슷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전통적 비수기인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어 거래 부진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하반기에 추가 부양책, 정부 부동산 기조 변화 등의 영향으로 거래량이 다소 늘어날 수 있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지난 11일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이 실질적인 거래 활성화 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여지면서 일부 급매물을 매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란 커다란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에서 거래 회복이 일시적인 현상이 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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