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4일) 종가보다 34.1원 오른 1235.9원에 마감했다. 상승폭은 2.84%로, 이는 지난해 4월2일 -3.23% 이후 최대 변동폭이다. 장중 원/달러 환율은 1226.5~1243.8원 사이에서 움직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의 급등은 일찌감치 예견됐다.
지난 주말 헝가리 디폴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로화가 2006년 4월 이후 4년만에 1.20달러 밑으로 떨어지는 등 급락세를 보인데 따라서다.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1개월물 원/달러 차액결제선물환(NDF)은 당일 서울외환시장에서 거래된 현물환 종가(1201.8원)보다 21.95원 오른 수준에서 최종 호가됐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역외환율보다도 4.25원이 높은 1228.0원에 출발해 이내 일고점인 1243.8원까지 치고 올라갔다.
아시아 시장에서 유로화가 추가 하락압력을 받으면서 1.1900달러 밑으로 곤두박질 치고, 코스피 지수가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정오께 정부가 환율 시장 개입 의지를 밝히면서 오후 들어 변동성이 눈에 띄게 줄었다. 재정경제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도 헝가리 등 유럽국가들의 금융불안 가능성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가면서 필요시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후 원/달러 환율은 1226.5~1237.7원 사이에서 등락했다. 변동폭이 11.2원으로 오전 변동폭(15.8원)에 비해 상당히 좁혀졌다.
시장과 연구소 등에서는 환율 변동성이 당분간 큰 폭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가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미미할 것이지만, 급격한 자본 유출 문제로 이어질 경우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현재 환율 변동이 수출입에 의한 달러 수급 보다는 유럽계 자금을 중심으로 급격한 자본 유출입에 의한 부분이 크다"며 "당분간 환율 변동성이 상당히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권 실장은 특히 "국내에 들어온 유럽계 자금이 통계에 따라 30에서 50%까지 보는 곳도 있다"며 "실물경제의 펀더멘털은 크게 문제가 없더라도 들어온 자금이 나갈 수 있어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도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제한적이어서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 압력을 거세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1250원대까지는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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