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애플>MS…애플의 새 시대 열리다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10.05.27 08:58

시가총액 2221.2억불로 MS 2191.8억 앞질러

-소비자 기호, 기업수요 누린 문화적 변화
-스마트폰 판매, PC보다 적지만 5배속도 성장
-구글의 도약· 신기술 부재는 숙제

아이패드를 안고 있는 스티브 잡스.
애플의 시가총액이 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2221억2000만달러를 기록하며 드디어 마이크로소프트(MS)의 2191억8000만달러를 앞질렀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윈도우’로 책상위 기술 혁명을 이끌었던 MS가 아이폰과 아이패드라는 손안의 혁명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맥킨토시의 한을 풀다=애플의 공동 설립자이자 비전최고경영자(visionary chief executive)인 스티브 잡스로서는 MS의 빌 게이츠에게 가려져 있던, 10년전 못다푼 맥킨토시의 설욕을 푼 셈이 됐다.

뉴욕타임스는 애플 가치의 급등과 관련해 소비자의 기호가 기술 형성의 근원이었던 기업의 수요를 눌렀다며 이는 중요한 문화적 변화를 알리는 서곡이라고 평가했다.

‘윈도우’와 ‘오피스'라는 양대 소프트웨어를 보유한 MS는 거의 20년동안 컴퓨터를 사용하는 대다수의 사람과 자본시장을 지배해 왔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나 터치스크린을 사뿐히 누르는 손가락에 키보드를 두드리는 열 손가락은 권력을 이양할 수 밖에 없었다. 컴퓨터는 여전히 팔리지만 손안의 이 작은 기계에서 더 많은 이익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PC는 3억600만대 팔린데 반해 스마트폰은 1억7200만대 팔렸다. 하지만 스마트폰 판매는 5배이상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초기 발명자이자 페이팔의 공동 설립자인 피터 씨엘은 “애플은 기술 분야에 도박을 걸었다”며 “애플의 MS 추월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애플과 MS의 주가그래프.

두 회사의 이익도 비교할 만하다. MS의 순익은 584억달러이며 애플은 429억달러다. MS의 현금보유액은 357억달러이며 애플은 23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양사와 이와 관련한 언급은 거절했다.


벤처 캐피탈리스트인 짐 브레이어는 “내가 여태까지 실리콘밸리에서 본 것 중 가장 중요한 턴어라운드”라고 평가했다.

◇장밋빛 미래 이대로?=하지만 애플의 앞날이 탄탄대로만은 아니다.

MS가 직면 했던 것처럼 사방 천지에 경쟁자들이 널려 있다. 아이폰, 아이패드 등이 폭발적 성장세를 이끌고 있지만 애플의 '폐쇄성'으로 이들 역시 일부 마니아의 기호품인 '맥 컴퓨터' 신세로 조만간 전락할 수 있다. 회사 가치와 동일시되는 잡스의 건강 문제도 불안 요인이다.

우선 가시권내를 둘러보면 안드로이드로 무장한 구글이 애플의 추격자로 떠오른다. 구글의 시총은 1514억3000만달러로 아직은 규모면에서 라이벌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곳곳에서 극심한 점유율 다툼이 벌어진다. 이미 잠재적으로 시장 성장이 기대되는 인터넷 TV에서는 애플에 앞서 있다. 애플이 그랬던 것처럼 구글은 인터넷 애플리케이션이라는 새로운 모델로 아이폰,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에 싫증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테크놀로지 애널리스트인 팀 바자린은 “MS에 대한 애플의 싸움은 구글에 대한 애플의 싸움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애플은 중요한 선도자이지만 구글 또한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상을 놀라켜왔던 신무기가 고갈되고 있다는 점도 애플에 장밋빛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해마다 열리는 월드와이드 개발자 회의(WWDC)의 기조연설에서 애플의 신기술이나 혁신적인 프리젠테이션을 선보였다. 잡스는 최근 이메일에서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며 기대감을 부추겼지만 올해는 마땅한 꺼리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야심차게 내놓은 아이패드의 반응이 생각보다 뜨뜨미지근 한데다 애플의 4세대 아이폰이 IT블로그 기즈모도에 의해 공개됐고 동영상 채팅을 위한 카메라 장착, 가격 인하 등은 더 이상 뉴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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