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삼성생명, 업종별 변동 유도?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10.05.04 16:37
삼성생명 상장이 기관과 외국인의 금융주 포트폴리오 조정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국내증시도 업종별로 상당한 변동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길게 보면 삼성생명 상장에 따른 수급부담을 극복할 것으로 보이지만, 단기적으로는 기관과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조정 가속화로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생명 공모는 기관과 외국인을 비롯해 포트폴리오에 상당한 변화를 가할 수 있는 '대형 사건'이다. 삼성생명의 청약자금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투신을 비롯한 일부 기관의 포트폴리오 조정이 단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상장 이후에도 삼성생명이 바로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되는 것은 아니지만, '대어'의 증시 입성에 기관과 외국인의 금융주 포트폴리오 조정이 지속되며 증시 수급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주당 11만원으로 공모가가 책정된 삼성생명에 대한 외국인 배정분 40%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9552억4648만원이다. 기관 배정분도 9776억2324억원에 달한다.

대표 주간사인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외국인과 기관 배정물량은 이미 주간사들이 배정받은 물량을 소화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일반공모처럼 청약경쟁률이 적용되지 않고 1대1로 마감이 끝난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생명 청약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 외국인과 기관이 청약금을 마련하기 위해 증시에서 주식을 팔아 자금을 조달했고, 이후에도 보험업 등 금융주 포트폴리오를 조절하는 과정에서 밸류에이션이 높은 업종이나 종목 비중을 줄이는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기관 가운데 액티브펀드는 삼성생명 상장 이후 코스피지수 편입에 대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 상장예정일은 오는 12일이기 때문에 코스피200지수의 특례편입은 9월 동시만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지수선물시장에서는 아직 큰 이슈가 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액티브펀드(주식편입비중 60% 이상으로 시장 상황에 적극 대응하는 펀드)의 벤치마크가 코스피지수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기관물량 소화와 상장 이후 포트폴리오 편입을 위한 펀드 내 자금재편이 이뤄졌고 상장 이후에도 주가 추이를 보면서 리밸런싱(업종내 비중 조절)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주식형 액티브펀드의 현금 비중은 지난 7일 2.6%에 그쳤지만 지난달 23일 기준으로 1.2%포인트 늘어난 3.8%를 기록해 직간접적으로 삼성생명 상장과 연계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코스피지수의 1700선 돌파 이후 지속되는 환매도 현금비중 확대의 원인으로 볼 수 있지만, 삼성생명의 코스피지수 내 시가총액 비중을 감안한 액티브 펀드의 선제적인 움직임도 포함돼 현금비중이 확대되는 것으로 심증이 간다는 주장이다.

최 연구원은 "최근 지속적인 투신의 매도가 유사한 맥락으로 간주된다"며 "삼성생명의 청약과 투신 매도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외국인도 삼성생명 배정 자금 마련을 위해 차익실현 겸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해 매도에 나선 것으로 추측된다.

대부분 외국인은 여유자금으로 삼성생명 주식청약에 참가했지만, 상장 이후 단기차익을 노린 외국인 가운데 일부가 보유한 주식의 차익실현을 겸해 청약에 나서 최근 외국인의 매도 우위 지속에 일조했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임정석 산은자산운용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보다 투신을 비롯한 기관이 삼성생명 청약 자금 마련을 위해 주식매도와 포트폴리오 조정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보여 수급상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 팀장은 "외국인은 실적시즌 이후 쉬어가는 분위기에서 국내증시 주식을 매도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보유 주식을 털어 삼성생명에 참가할 정도로 절박한 자금구조를 가진 것은 아니다"며 "다만 투신을 비롯한 기관은 자금 여력과 삼성생명 상장에 따른 보험업 포트폴리오 비중 조절에 집중해 주도주 등에 대한 조절이 지속될 여지는 크다"고 설명했다.

향후 투신을 포함한 기관은 삼성생명 상장 이후에도 포트폴리오 조정 와중에 주도주 비중을 조절하면서 증시 전반에 변화가 유도될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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