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서프라이즈', 증시엔 양날의 칼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반준환 기자, 정영일 기자 | 2010.04.27 12:47

전문가, 일단 긍정적… 일부선 "고점"평가, 출구전략 조기화도 우려

예상을 뛰어넘은 올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증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증시상승에 보탬이 될 것으로 봤으나, 가파른 경제성장이 부담스럽다는 시각도 적잖았다. 출구전략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국은행은 27일 올 1분기 실질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7.8% 성장했고 직전분기에 비해서는 1.8% 늘었다고 밝혔다. GDP 성장률은 2002년 4분기(8.1%) 이후 최고치다.

증권가는 일단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조병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GDP가 시장의 평균추정치(컨센서스)를 상회할 정도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다"며 "경기회복을 바탕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경제가 재평가되면 외국인들의 투자유입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주식시장이 연초 애널리스트 예상보다 강세장이 시현한 것도 이같은 경기 회복 덕분"이라며 "기업실적 증가와 맞물려 2분기까지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센터장은 "실적시즌이 끝나고 5월에 들어가며 경제지표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며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들도 호조세가 예상되는 만큼 강세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외 리스크를 극복하고 예상치를 웃도는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마냥 기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상당했다. 경제가 저점에서 'V자'로 상승한 국면이라고 치면, 이번 분기를 고점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2분기 이후 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위기 이후 브이(V) 자 반등의 마지막 구간으로 해석된다"며 "주식 시장만 떼놓고 보면 그렇게 긍정적이지는 않은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다음 분기에도 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느냐는 것인데,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다음 분기 때 성장률이 꺾이게 된다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이라고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빠른 경제회복이 정부의 출구전략 시행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금리인상, 유동성회수, 금융·기업 지원대책 축소 등이 조기 시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금융위기가 확산되기 시작한 2008년 10월부터 총 6차례에 걸쳐 인하했다. 이로써 지난해 2월 2.00%로 낮아진 기준금리는 이달까지 14개월간 동결됐다.

시장에서는 올 4분기 이후 인상설에 힘이 실리고 있으나, 경제상황 변화가 이뤄지면 금리인상이 앞당겨질 수도 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금리인상은 증시에 공급되는 자금을 축소할 수 있다.

김범철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제성장률이나 기업의 실적이 잘 나올 수록 반대급부로 언제 꺾일지에 대한 우려감도 커진다"며 주가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평가했다.

지금 당장 주가가 급락하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런 문제가 시간이 흐를수록 수면 위로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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