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1분기 GDP,금리인상 명분될까?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 2010.04.27 14:25

투자확대,수출호조 등 인상요인 커져..."민간회복 지켜보자"신중론도

예상보다 양호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금리 조기인상론에 힘을 실어줄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금리인상을 요구하는 측은 자산버블 등 저금리 장기화 부작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예상을 초과하는 1분기 GDP 성장률은 인상 명분으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까지 금리인상을 미뤄야 한다는 주장도 논리적 기반이 탄탄해 인상시기를 놓고 팽팽한 논리싸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27일 올 1분기 GDP가 전년 1분기 대비 7.8%, 지난해 4분기 대비 1.8%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제조업 생산은 전년동기 20.0% 증가했고 설비투자지출은 전년동기 28.8% 급증했다. 정부와 한국은행, 시장의 예측을 훨씬 상회하는 실적이다.

1분기 '서프라이즈' GDP 성장률은 14개월째 연 2.00%에 묶여있는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신동석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기저효과도 크게 작용했지만 한국경제의 회복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났다"며 "3분기 중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추가로 △ 마이너스 실질금리 장기화로 투기 조짐이 보이고 △ 기준금리 인상이 곧바로 긴축정책은 아니며 △ 경기후행적인 기준금리 인상시 중앙은행의 신뢰성 악화 등을 기준금리 인상 논거로 제시했다. 여기다 미국 등 선진국의 저금리 정책으로 해외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고 있어 금리인상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계 크레디트 스위스(CS)도 이날 올해 한국 GDP성장률을 기존 5.2%에서 6.2%로 올렸다. 민간소비와 기업설비투자, 기업재고증가 등이 당초 전망보다 높은 경제성장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동시에 올 연말까지 2.00%인 기준금리가 2.75%로 75bp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1년에는 기준금리가 4.25%까지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이 25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참석 중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과잉유동성을 그냥 두면 자산시장을 흔들어 버블상황에 이를 것이 뻔하다"며 저금리의 부작용을 지적한 발언도 금리 인상의 원군으로 작용했다.

이에 앞서 노무라 증권은 지난 12일 "저금리가 너무 오래 이어질 경우 채권이나 주택 이외의 대출자산 부문에서 새로운 형태의 버블이 형성될 수 있다"며 기준금리 조기인상을 주장했다.

하지만 재정부에서는 여전히 기준금리 조기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1분기 GDP가 분명 예상보다 높게 성장한 것은 분명하다"고 인정하면서도 "1.8% 성장률 중 재정기여도가 0.9%포인트를 차지하는 등 여전히 정부의존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1분기 깜작 성장률 배경에는 기저효과도 크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분기 경제가 워낙 좋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커 보일 뿐이라는 것이다. 2분기 이후에도 이 같은 고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게 정부 시각이다. 한마디로 1분기 GDP 성적만으로 금리 인상을 주장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입장이다

여기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100원을 위협받고 있는 점도 기준금리 조기 인상을 어렵게 한다. 또 다른 재정부 관계자는 "적당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하고 있는 투기성 자금이 펀더멘털 개선을 계기로 한국에 몰려오면서 환율이 단기과열(오버슈팅)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한국경제에 독을 주입하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조기인상론자들의 주장과 달리 부동산이나 유가증권(주식 채권) 등 자산시장의 버블이 심각하지 않은 점도 기준금리 인상을 미뤄야 한다는 재정부 주장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윤증현 장관도 27일 아시아 태평양 관세청장회의 개막식에서 워싱턴 발언과 달리 "기준금리 인상 등에 대한 정부 스탠스는 하나도 변화가 없다"며 기준금리 조기인상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기준금리 인상시기를 관철시키기 위한 양진영간의 치밀한 논리싸움은 점차 강도가 더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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