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충격에 전세계 금융시장 '요동'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10.04.17 16:55

증시·상품은 급락..달러·美 국채는 '↑'

월가 대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사기 혐의 피소 여파로 16일(현지시간) 전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뉴욕, 유럽 증시는 동반 급락했고 안전자산 선호 속에 달러와 국채 가격은 상승했다. 금과 유가는 2% 이상 떨어졌다.

6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던 뉴욕 증시는 골드만삭스의 강력한 한방에 크게 휘청거렸다. 이날 다우지수는 1.13%((125.91포인트) 급락한 1만1018.66으로 정규 거래를 마쳤다. 이전 6일 연속 강세장의 상승분 247포인트 중 절반 이상을 이날 하루 동안 반납했다.

나스닥지수는 2500밑으로, S&P500지수는 1200 밑으로 각각 추락했다. 나스닥지수는 1.37%(34.43포인트) 떨어진 2481.26으로, S&P500지수는 1.61%(19.54포인트) 내린 1192.13으로 마감했다.

유럽 증시는 설상가상의 분위기였다.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냉랭해진 장 분위기에 골드만삭스가 사기혐의 피소로 재차 찬물을 끼얹었다.

영국 증시가 FTSE100지수가 1.4%, 프랑스 증시 CAC40 지수가 1.9% 각각 떨어졌다. 독일 증시 DAX30지수는 1.8% 뒷걸음질 쳤다. 전일 18개월 고점을 찍었던 다우존스 스톡스600지수는 1.6% 하락했다.

상품시장도 골드만삭스 피소로 출렁거렸다.

6월 인도분 금 선물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일 대비 23.40달러(2.0%) 급락한 1136.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골드만삭스 사기에 세계 최대 금 투자자 중 하나인 폴슨앤컴퍼니가 연루된 탓에 금값이 한층 가파르게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자금을 인출하면서 폴슨이 금을 내다팔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폴슨은 세계 최대 금 상장지수펀드(ETF)인 SPDR 골드 트러스트의 최대 주주다. SDPR 골드 트러스트는 이날 2.2% 떨어졌다.

국제 유가는 2% 넘게 빠졌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 6월 인도분 선물은 이날 NYMEX애서 2.08센트(2.4%) 내린 84.67달러로 정규 거래를 마쳤다.

반면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나면서 달러화와 미 국채 가치는 상승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전일 대비 0.0079달러 떨어진(달러 강세) 1.3501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0.43% 올랐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0.0734%포인트 하락(가치 상승)한 3.7645%를, 2년물은 0.0568%포인트 내린 0.9553%를 각각 기록했다. 미 국채 2년물 수익률이 1%를 밑돈 것은 지난달 23일 이후 처음이다.

미 주식거래위원회(SEC)는 이날 골드만삭스를 사기 혐의로 맨해튼 연방법원에 고소했다.

SE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2007년 주택관련 모기지증권(RMBS)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부채담보부증권(CDO) 상품 '아바쿠스'(ABACUS)를 만들었고 대형 헤지펀드인 폴슨앤드컴퍼니는 아바쿠스 판매 과정에 개입했고 숏포지션을 취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이를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숏포지션은 일종의 선물매도거래와 비슷한 것으로 상품의 가치가 하락할 때 돈을 벌게 된다.

투자 종목은 사실상 폴슨앤 컴퍼니가 선택했다. 가격 하락을 바라는 투자자에게 투자 종목 선택을 맡긴 셈이다.

이 과정에서 골드만삭스는 폴슨앤코의 개입과 하락 베팅 사실을 완전히 숨겼다. 아바쿠스 마케팅 자료에는 ACA 매니지먼트라는 신용위험 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제3자에 의해 포트폴리오가 구성된 것으로 적혀 있다.

이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기초 자산 채권가격이 급락하며 폴슨앤코는 150억~200억달러를 벌어들였지만 다른 투자자들이 입은 손해는 10억달러 이상의 손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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