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銀 1Q순익 2.3조이상, 작년 4Q의 2배

오상헌 정진우 도병욱 김지민 기자 | 2010.03.30 08:25

하이닉스등 '일회성 이익' 급증...'대손충당금·연체율' 불확실성 여전

국내 은행들의 올해 1/4분기 실적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경기가 서서히 풀리면서 이자수익이 회복되고 있는 데다 유가증권 매각 등 일회성 수익이 증가한 덕이다.

하지만 이익 개선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지 여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예상보다 더딘 경기회복 속도, 연체율 상승, 기업 구조조정 본격화에 따른 대손충당금 부담 등이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힌다.


◇6개銀 1Q순익 2.3조 추정, 작년4Q比 2배=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우리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 기업은행 외환은행 등 국내 6개 은행은 올 1분기 2조3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됐다.

작년 4분기와 견줘선 2배 이상, 글로벌 금융위기로 바닥을 경험한 지난 해 1분기 대비론 10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증권정보업체 와이즈에프앤이 집계한 증권사들의 시장 컨센서스(2조888억원)도 훌쩍 넘어선 것이다.

은행별로는 KB금융이 올 1분기 4000~5000억원의 순익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했다. KB금융은 전년 동기와 전분기 각각 2383억원과 178억원의 순익을 기록했었다. 우리금융은 5000억원 안팎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작년 1분기(1623억원)와 4분기(1570억원)를 훌쩍 넘어서는 성적표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도 올 1분기 각각 4000억원 이상과 3000억원 안팎의 순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업은행은 3000~3500억원, 외환은행은 4000억원 이상의 순익을 1분기에 벌어들인 것으로 예상됐다.

◇유가증권 매각등 '일회성 이익' 증가가 '효자'=이처럼 주요 은행들의 실적이 대폭 좋아진 가장 큰 이유는 보유 중인 유가증권을 매각해 일회성 이익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이달 중순 8개 채권단의 하이닉스 보유주식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가 대표적이다.

외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은 보유 중인 하이닉스 주식을 1주당 2만3500원에 매각해 각각 1800억원, 2070억원, 1550억원의 이익을 냈다. 반면, 지난 1분기 중견 건설업체인 성원건설의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지만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부담은 크지 않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회성 이익 증가가 실적 개선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며 "금호 사태 이후 자산건전성 관련 대기업 리스크가 사라져 대손충당금 부담이 줄고 예대금리 조정으로 이자수익이 증가한 것도 순익 증가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기업 구조조정 '변수', 중기·PF 연체도 '부담'=은행권에선 그러나 금융위기 이전 '전성기'때의 실적 회복을 점치기엔 아직 이르다는 견해가 많다. 금융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이다.

가장 큰 변수는 내달부터 본격화되는 채권은행들의 기업 구조조정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워크아웃 돌입으로 큰 고비는 일단 넘겼지만 올해도 금융당국과 채권은행들은 건설 등 다수 기업을 대상으로 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수익성은 확실히 개선되고 있지만 기업 건전성 리스크는 여전하다"며 "대손충당금을 얼마나 쌓아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 실적 개선이 지속될 지 장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경기부진으로 부동산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계기업이 늘고 있다는 점도 은행권엔 큰 부담이다. 실제 연초 각 은행들의 연체율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중소기업 등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여신 관리 관계자는 "대기업이나 가계대출 쪽은 크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중소기업들의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며 "중기 연체율을 중심으로 특별 관리에 들어갔지만 경기회복이 더뎌질 경우 은행 건전성이나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 고위 임원은 "지난 해 말 올해 경영계획을 짜면서 경기회복과 금리인상 등 금융환경이 급속히 개선될 것으로 보고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하이닉스나 삼성생명 상장 등 비이자 이익은 크게 증가할 것 같지만 전반적인 순익 예상치는 당초 전망보다 낮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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