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애플만 뛰는 게 아니다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10.01.31 14:54
엄청난 화제를 뿌리며 등장한 태블릿PC '아이패드'가 애플의 아이폰 신화를 재현할까. 기대와 회의가 엇갈리지만 분명한 것은 애플이 또 한 번 앞서갔다는 사실이다.

애플의 약진은 남의 일이 아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IT업계에 직접적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아이패드를 발표하면서 애플이 세계 최고 모바일기기 회사라고 선언했다. 논란이 있지만 허풍도 아니다. 애플을 위시한 미국 IT 기업들은 콘텐츠 면에서 강점을 지녔다. 헐리우드 영화가 보여주듯 천문학적 물량을 쏟아부을 역량과 저변도 갖췄다.

문제는 애플만 달리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영화 '아바타'의 돌풍 이후 IT와 가전·미디어업계 최대 화두가 된 3D 분야에선 일본 기업들이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3D 영상의 효과가 극대화되는 2가지 분야로 다큐멘터리와 스포츠 영상을 꼽는다. 소니는 바로 이 점을 공략, 디스커버리채널과 손잡고 3D 방송에 나선다. 세계적 스포츠채널 ESPN이 남아공 월드컵을 3D로 중계하는 데에도 소니의 카메라가 쓰일 예정이다.


또 파나소닉은 미국 최대 위성방송 사업자 디렉TV와 제휴를 맺고 3D용 디지털 카메라도 선보이는 등 시장 선점을 위해 뛰고 있다. 일본항공(JAL)이 파산하고 토요타와 혼다가 사상 초유의 리콜과 판매중단 조치로 자존심을 구겼지만 그렇다고 일본 기업 전체가 한국 기업의 발아래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분명 한국의 IT 발전은 눈부셨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명실상부한 세계최대 IT기업이 됐다. 해외 선발 업체들의 냉대와 무시, 견제를 뚫고 황무지에 피땀을 쏟아가며 일군 결과가 자랑스럽고 한편으로는 경이롭다.

하지만 안주할 상황이 아니다. 트렌드는 정신없이 바뀌고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는데 해외 경쟁업체들은 저만치 앞서간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혁신이 부족하다는 점이 삼성의 미래에 구름을 드리운다"고 지적했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라고 흘려 넘길 일이 아니다. 삼성뿐 아니라 한국 IT업계, 정부와 모든 국민이 관심을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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