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급제동', 해넘기기? 왜?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09.12.04 15:41

與 입장선회, 정부 "공식요청 오면 검토"

여당이 수정안 (이하 발전방안) 발표 시기를 내년 1월 초로 연기하자고 함에 따라 급물살을 타던 정부의 세종시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정부는 당초 국론 분열로 인한 혼란과 갈등을 우려, 가급적 연내 발전방안을 발표할 방침이었으나 여당의 갑작스러운 제동으로 연기 가능성이 커졌다.

◇與, 발표시기 급제동 "내년1월에 하자"=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4일 오전 돌연 세종시 발전방안 발표 시기를 내년 1월 초로 늦추자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이는 논쟁을 조기 진화하기 위해 가급적 발표 시점을 연내로 앞당기자는 한나라당의 기존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대안의 내용을 충실히 해서 내년 1월 초로 발표 시기를 조정하는 것을 정부 측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제안이지만 정부는 "검토해보겠다"는 긍정적인 입장을 내놔 연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최병환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은 안 대표의 발언이 알려진 직후 브리핑을 통해 "당에서 공식적인 협의 요청이 오면 검토해 보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빠르면 이달 중순, 늦어도 연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던 발전방안 발표 시기는 올해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지난달 초 대국민 발표를 통해 세종시 수정안을 공식화하면서 "내년1월까지는 수정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수정안을 둘러싼 갈등과 혼란이 커지자 가급적 연내에 발전방안을 내놓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수차례 했다.

정 총리는 지난 2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도 "언론에서 앞서가서 '(발표시기가) 이달 7일이다, 14일이다' 라는 보도가 있었으나 이는 민관합동위원회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확정된 것은 없지만 이달 말까지 기다려 달라"고 말해 연내 발표 가능성을 시사했다.

◇'가급적 빨리한다더니'… 발표연기 속내는?=정부와 여당이 가급적 '속전속결'로 진행하려던 기존 방침을 바꾼 것은 예산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 상황과 실효성 있는 대안에 대한 고민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여당인 한나라당은 이달에 4대강 예산 등 새해 예산안을 둘러싼 야당과 격돌이 불가피한 데다 아직 당내에서도 세종시 문제에 대한 대립과 진통이 끝나지 않아 힘을 모으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안상수 대표는 '1월초 연기안'을 제안하면서 "정부가 대안을 발표하기로 한 12월 말은 예산안을 둘러싸고 여야간 충돌이 극대화되는 시기로 굉장히 혼란하다"고 지적했다.

여당으로서는 이달에 예산안 처리에 주력하는 한편 당내 의견 분열을 수습해 내년 1월에 수정안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정부 입장에서도 이미 '과학비즈니스벨트+알파'라는 큰 그림이 나온 상태이기 때문에 한 달 가량 시간을 벌면서 충분한 여론 수렴을 하는 게 나쁘지 않다.

한 정부 관계자는 "수정안 추진이 공식화되고, 윤곽까지 나온 상태이기 때문에 정부로서도 더 이상 서두를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당과 협의해 신중하게 발표하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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