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월드 쇼크, 국민연금에 튄다

머니투데이 이규창 MTN 기자 | 2009.11.2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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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국영 개발회사인 두바이월드가 '모라토리엄' 위기에 처하면서 중동발 대규모 수주모멘텀을 기대해왔던 국내 건설업체들이 불똥을 맞고 있다.

두바이 정부는 25일(현지시간) 두바이월드에 대한 구조조정에 착수한다고 발표하면서 채권단에 내년 5월말까지 6개월간 채무 상환을 '동결'(standstill)한다고 발표했다. 총 부채가 600억달러에 달하는 두바이월드는 채권단과 채무조정 협상을 시작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두바이의 국가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CDS(크레딧디폴트스왑) 프리미엄은 434bp로 하루 만에 116bp나 급등했다.



↑ 팜 주메이라
두바이는 대규모 개발 사업을 벌인 후유증으로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자 부도위기까지 내몰렸다. CMA데이타비전에 따르면 한 때 '사막 위의 기적'으로 칭송받던 두바이는 전세계 6위 부도위험 국가로 전락했다.

두바이의 부동산시장 침체를 계기로 이를 포함한 7개국 연합체인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도 휘청거리고 있다. 연초 UAE의 CDS 프리미엄은 사상 최고치인 976bp에 거래되며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자금을 받은 아일랜드보다 부도위험이 커지기도 했다.

당시 셰이크 모하메드 두바이의 통치자 겸 UAE 총리는 아부다비에서 100억달러의 구제자금을 출연케해 두바이가 발행한 채권 100억달러 어치를 사들였다. 이 조치로 급한 불은 껐지만 당장 12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두바이의 국채 및 회사채는 43억달러, 내년 1분기에도 49억달러의 물량 부담이 있다.

향후 3년 안에 만기가 돌아오는 두바이의 외채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70%인 500억달러에 달한다.이런 상황에서 두바이에서는 3000억달러, 한화로 350조원 규모의 부동산 프로젝트가 동결됐고 이중 상당량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바이의 랜드마크인 인공섬 '팜 아일랜드' 등 각종 대형 개발 프로젝트를 맡아왔던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 사태는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때문에 UAE에서 대규모 수주를 받아왔던 국내 건설사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동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들의 사업 차질 우려로 관련주들이 동반 급락하고 있다. 내년 1월 개장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인 '버즈 두바이'의 삼성물산도 예외가 아니다.

성원건설은 26일 주가가 장중 10%대로 급락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그동안 도심지 재개발프로젝트 등 두바이발 대규모 수주로 성장모멘텀을 쌓아왔던 성원건설은 25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부동산 침체,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UAE가 처한 위기는 금융위기 직전까지 형성됐던 부동산 '버블'이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나타낸다.

UAE 최대 건설사인 에마르 프라퍼티의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졌고 당장 UAE 정부도 12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90억달러의 부채 상환 계획을 명확히 밝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위기의 원인인 부동산 가격 하락세도 멈출줄 모르고 있다. 2008년 고점 대비 50%나 집값이 하락했지만 UBS증권은 향후 30% 가량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런 추세와는 반대로 최근 국민연금은 공격적으로 해외 부동산 매입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기로 급락하던 부동산 가격이 반등하는 듯 하자 해외 부동산에 대규모 투자를 잇따라 집행하고 있다.

호주 시드니의 오피스빌딩 '오로라 플레이스' 매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입가격은 6억4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현지 언론은 추정했다. 앞서 HSBC홀딩스의 런던 본사를 13억달러에 매입하고 런던 도심지의 오피스빌딩 2곳을 매입하는 등 수조원대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국민연금의 과감한 베팅은 주식, 채권 외에 대체투자 비중을 늘리겠다는 취지이지만, 미국의 경우 주택시장과 달리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등 해외 부동산시장의 회복을 단언할 수 없는 상태에서 너무 위험한 투자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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