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IPO, 정보·인맥 총동원 '기싸움'

더벨 문병선 기자 | 2009.11.18 08:20

삼성 파급력....GS·ML·미래 거론

더벨|이 기사는 11월17일(17:3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예상한 것 이상이다. 삼성생명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요청서(RFP)가 발송되자 파급 영향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국내 IPO 역사상 가장 큰 딜을 거머쥐기 위한 투자은행(IB)간 사활을 건 정보전이 전개되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이 발송한 RFP 수령 기관 파악과 경쟁 양상을 체크하는 움직임이 IB들 사이에서 분주하다. 해외 IB도 예외는 아니다. 어떤 IB가 경쟁에서 유리할 지 장단점 파악에 귀를 세우는 분위기다. 생각보다 빨리 삼성생명 IPO가 가시화된 점도 혼란을 주고 있다.

해외IB 한 관계자는 "미처 예상하지 못하다 오늘(17일) 아침 RFP가 돌려진 것을 듣고 상황 파악을 했다"며 "RFP를 받아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생명 및 미래에셋생명 IPO 주관사의 움직임도 체크 대상이 됐다. 대한생명의 경우 대우증권(국내 대표주관), 우리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 JP모간증권(해외 대표주관), 도이치증권, 크레디트스위스증권 등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삼성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주관사를 맡고 있다.

이들이 움직이면 경쟁은 더욱 격화된다. 다른 IB 관계자는 "이들도 RFP를 받았느냐"고 반문하며 "이들 8곳이 빠지면 그만큼 경쟁이 약화될 것"이라며 경계했다.

하지만 IB들의 우려대로 상황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삼성생명이 이들에게도 입찰에 참여할 기회를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이미 주관사 계약을 맺었지만 삼성생명 주관사 선정 입찰에 참여하려는 조짐"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재까지 삼성생명 RFP를 수령한 국내IB는 동양종금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교보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 KB투자증권 등으로 파악됐다. 해외IB는 골드만삭스증권, 메릴린치증권, 노무라증권,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이 RFP를 받았다. 대한생명 주관사와 겹치는 IB가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해외IB 또 다른 관계자는 "다른 생보사 딜을 주관했는데도 삼성생명 딜에 참여하려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일정이 겹치는 데 따른 생보사간 감정 악화도 경쟁의 한 단면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상장이 갑작스럽게 진행되면서 이미 계획했던 곳의 일정이 차질을 빚게 생겼다"며 "내년 상반기에 동시 다량으로 쏟아져 들어올 생보사 주식 물량을 시장이 받아줄 수 있을지가 우려된다"고 했다.

현재까지 삼성생명 IPO 주관사로 국내외 3~4곳이 유리한 자리에 있다고 거론되고 있다. 국내 IB는 혼전이고 해외IB는 골드만삭스와 메릴린치가 언급된다.

골드만삭스는 대한생명 주관사도 자진해서 포기한 터라 삼성생명에 힘을 집중하고 있다.

메릴린치는 해외에서 생보사 IPO 주관 실적을 갖고 있어 유리한 것으로 점쳐진다. 해외에서 IPO 주관사 실적은 이번 삼성생명 입찰의 가점 요인이다.

해외IB와 달리 국내IB는 혼전 양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계열사인 미래에셋생명 IPO의 대표 주관사를 삼성증권이 맡아 이번에 삼성생명측의 배려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대표 주관을 거머쥘 지는 미지수다.

대한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을 외면했던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교보생명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움직임을 단언하기 어렵다. 현대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대투증권은 트랙레코드가 관건이다.

IB간 경쟁 격화는 국내 최대 IPO 딜을 따내기 위한 자연스런 행보다. 증권사 IPO 관계자는 "하지만 지나친 경쟁은 수수료율 하락, 부실 평가, 공모가 거품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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