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채 당 10억원을 호가하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얘기다. 은마아파트가 안전진단을 통과하자 부동산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남 재건축의 '핵'이 움직이면 인근 재건축 단지도 시동이 걸릴 것이란 기대감 섞인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은마아파트는 갈등의 불씨를 내재한 '핵폭탄'이다. 벌써부터 은마발전협의회 홈페이지는 동 대표 선출 건으로 소란스럽다. 재건축조합장 선출을 앞두고 주민들 간 알력싸움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게시판에는 "임기가 만료된 전 추진위원장이 연임불가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조합장으로 출마하겠다고 한다"든지 "안전진단 실시를 자신의 공으로 돌리려는 추진위원장의 월권행위를 규탄한다" 등의 글들이 올라와 있다. 비난하는 댓글 속에는 욕설이 난무하다.
은마아파트 인근 상가, 파출소 부지의 재산권 분쟁도 언제 터져 나올지 모른다. 은마아파트 주민들은 "주민 공동소유인 공용부지 2000여 평이 지적도상 타인 명의로 존재해 수천억 원의 땅이 넘어갈 판"이라며 지난 8월 '은마주민 재산찾기추진위원회'를 출범하고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전용면적 76㎡를 가진 사람은 기존 평수대로 재건축된다면 절대 동의를 안할 것"이라며 "84㎡ 소유주민이 지분을 나눠주거나 대형평형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해주는 등 타협점을 찾으려면 진통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공사 선정과 추가 분담금 등의 문제도 남아있다. 2000년 이후 지금까지 서울 재건축·재개발사업은 추진위원장, 조합장 구속 및 변경 192건, 고소·고발 109건 등 분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은마아파트가 이 기록에 추가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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