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 가계부 만드는 법

박종호 에듀머니 팀장 | 2009.07.23 17:44

[녹색가계부를 씁시다<2-2>]에듀머니 재무주치의가 전하는 가계부 작성 노하우

편집자주 | 비싼 친환경상품을 많이 사야 녹색소비자? 아니다. 석유문명 속에선 재화를 알뜰살뜰 아껴쓰고, 아낀 돈으로 친환경적으로 사는 사람이 진정한 녹색소비자다. 머니투데이는 지식경제부 에너지관리공단 탄소캐쉬백 이로운몰 에듀머니와 함께 '녹색가계부' 캠페인을 시작한다. 이 캠페인은 알뜰한 녹색소비 고수들의 노하우를 전한다.

자세히 쓰려는 욕심을 버리고 단순하게 기입하자.

너무 과도하게 욕심을 부리지 말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이것만은’이라는 원칙을 가져보는 것이 필요하다. 콩나물 값, 두부 값을 하나하나 기록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이런 것들은 별도로 영수증을 붙여놓고 전체 식비ㆍ생활용품 지출로 구분해서 가계부에 기입하는 것이 좋다. 마트에 다녀오면 기다란 영수증이 딸려오는데 ‘마트비 얼마’ 이런 식으로 기입하는 것이 편리하다.

건너뛴 것에 너무 집착하지 말자.

바쁘다보면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2~3일 가계부를 빼먹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그러면 '이렇게 써봐야 무슨 소용 있겠어 어차피 자꾸 이런 식으로 빼 먹느니 안 쓰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습관이 들기 전이나 신경 쓸 일이 많아 쓸 시간이 없는 경우라면 빼먹은 건 그대로 놔두자. 완벽하게 할 수 없어 포기하느니 자주 빼먹더라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습관이 되어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가계부 쓰는 것이 지나치게 스트레스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갑 속 현금 입출입은 그때 그때 메모.

카드 지출은 기록이 남아서 나중에라도 체크해볼 수 있지만 현금 지출은 그렇게 하지 쉽지 않다. 은행에서 쉽게 인출해 쓰기 때문에 소소하게 나가는 현금지출을 기억하기도 어렵다. 현금을 인출한 날짜와 금액이라도 체크를 해두자. 상당히 번거로울 것 같지만 사실 알고 보면 우리가 매일 돈을 엄청나게 많이 쓰지는 않는다. 돈을 많이 쓰는 시간은 주말 가족과의 외출이나 쇼핑 정도이다. 하루 한두 가지 혹은 많아봐야 다섯 가지 이내에서 현금 지출이 이뤄지는 가정이 대부분이다.

체크카드 사용으로 소비구조를 바꾸자.

신용카드를 쓰면 가계 현금흐름 파악이 더욱 복잡해지고 어려워진다. 물건은 이번 달에 샀는데 물건 값은 다음 달에 나가게 되니 현금흐름이 엉킨다. 이 달의 결산과 실제 나간 돈이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이런 핑계로 가계부의 무용론을 펼친다. 하지만 이런 구조를 바꿔나가야 가계부의 효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 체크카드는 예산 범위만큼 잔액을 유지한다면 예산에 맞춘 소비가 자연스레 이뤄질 수 있다.

적자 가계부를 흑자 가계부로 만들자.

그저 기록하는 것으로 가계부를 활용한다면 당연히 가난의 서글픔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가계부는 평가와 새로운 계획, 목표 수립과 달성을 위함이다. 적자 가계부일수록 흑자로 바꾸어나가기 위한 중장기 현금흐름 예측, 그에 따른 예산 수립, 예산대로 지출하려는 가계 현금흐름 시스템과 평가가 필요하다. 적자를 벗어나기 위한 치열한 계획과 노력이 전제된다면 서서히 우리의 가계부는 흑자구조로 바뀔 수 있다.

기록은 종이에, 통계는 컴퓨터로.

종이가계부와 온라인 가계부는 장단점이 있다. 종이가계부는 약간의 게으름이 허용된다. 즉 하루 이틀 빼먹고 썼다고 전체가 문제가 되진 않는다. 딱 들어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큰 틀에서 흐름을 파악하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짧은 메모와 더불어 활용하면 그 자체가 쌓이고 쌓여 눈으로 확인할 수 있기에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컴퓨터 화면을 통해 보는 것과 생생함이 다르고 쌓여가는 질량감이 다르다.

그러나 종이가계부는 예결산 통계를 내는 등 수치기능을 편리하게 쓰기는 어렵다. 따라서 월별, 분기별 예결산만을 별도로 입력해 다양한 통계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남편을 적극적으로 동참시키자.

가정살림이나 돈 관리를 주로 여성이 하는 분위기이다 보니 남편과 돈 문제로 인한 갈등이 본의 아니게 많이 생긴다.

“월급 갖다 준 게 언젠데 벌써 돈이 없어?” “그동안 벌어준 게 얼만데 저축을 못 해?” “당신 너무 헤프게 쓰는 거 아냐?” “누구네 와이프는 열심히 재테크해서 평수 늘렸다더라” 이러면서 돈에 대한 갈등이 번진다.

남편 입장에서는 세상물정 모르는 부인이 답답하기도 하고 혼자 미래 불안을 껴안고 사는 듯한 허탈한 기분마저 든다. 이런 불편한 마음으로 가계부를 탓하며 부부 갈등을 만드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계부 들고 와 봐”라는 남편의 한 마디에 써오지 않은 가계부 때문에 혹 그간 가계부를 써왔다하더라도 검사라도 하겠다는 남편의 태도는 반가울리 없다. 간혹 남편과 상의하지 않은 지출내역이 있다면 더욱 불편해진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면 안 되듯, 갈등이 무서워 회피하다보면 엉뚱하게 돈에 대한 갈등이 심해지고 중요한 재원이 새나가게 된다. 오히려 가계부를 통해 가정의 재무원칙을 확실히 세운 뒤 남편과 긍정적인 머니 미팅을 해보는 것이 갈등해소에 더 큰 도움이 된다.

가계부를 부부간에 돈에 대해 함께 나누는 대화의 창으로 활용해보자. 같이 예산을 세우고 예산대로 진행되는지, 예산을 초과하게 되면 그 이면에는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 이야기를 나눌 계기가 된다.

결산을 남편에게 맡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목표를 함께 세워 미래를 설계하고 문제가 있는 것은 함께 반성하며 생활과 목표가 예산에 맞게 이뤄지는 과정을 함께 공유하는 즐거움으로 부부간의 대화가 풍성해진다.

가계부의 잔액과 실제 잔액의 차이는 때론 무시하자.

가계부를 쓰다보면 가계부의 잔액과 실제 잔액이 맞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가계부를 쓰는 목적은 잔액을 맞추기 위함보다는 현금흐름을 파악하는데 있다. 돈을 쓰다보면 미처 파악하지 못하는 돈도, 흘리는 돈도 생기기 마련이다. 잔액이 안 맞아서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꾸준히 기록하는데 의미를 두어야 한다.

인생설계를 하고 재무목표를 설정하자.

가계부를 쓰기 전 인생의 라이프 사이클을 한 번 그려봐야 한다. 라이프 사이클 하면 왠지 막연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데 종이 위에 수평선을 하나 긋고 왼쪽 끝에는 현재 나이, 오른쪽 끝에는 100이라는 숫자를 적어넣는다.

그리고 그 아래에 가족의 나이를 적어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 작업 하나만으로 가정의 소득이 언제까지 발생할지, 소득 중단 이후에 몇 년이나 더 생활해야 되는지, 자녀의 사교육비는 언제부터 증가하는지, 그리고 혹시 자녀가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가정의 소득이 중단 될 위험은 없는지 등 많은 정보들을 알 수 있다.

저축이 가능한 시기가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 라이프 사이클을 그려보면 금방 알 수 있기 때문에 은퇴자금과 자녀 교육자금은 언제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도 금방 내릴 수 있게 된다.

주택확장도 당장의 시세만 보고 충동적으로 해서 빚에 허덕일게 아니라 라이프사이클을 고려해서 현금흐름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나의 재무목표로 설정해서 체계적으로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당장 1년 후의 가족여행이라든가, 가전제품이나 자동차의 교체 등도 모두 목돈이 들어가는 일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목돈 지출을 신용(부채)으로 그 때 그 때 해결하려한다.

하지만 이것들을 하나하나 재무목표로 설정해 놓고 미리 준비한다면 불필요한 신용 사용으로 인한 금융비용(이자)을 없앨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부채 없는 튼튼하고 맘편한 가계 재무 구조를 이어갈 수 있다.


이러한 과정들을 가계부에 기록해나갈 때 가계부는 단순한 지출 기록의 도구가 아니라 가족의 꿈을 실현시키는 도구가 된다. 자연스럽게 미래에 대한 불안은 가계부를 통해 나타나는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기록들을 통해 든든한 희망으로 변해가게 된다.

예결산은 꼭 하고 넘어가자.

가계부를 단순히 기록만 하는 것은 또 하나의 영수증을 만드는 의미 밖에는 되지 않는다. 가계부에서 중요한 것은 꾸준한 예ㆍ결산 과정이다. 미래에 대해서 예측을 하면서 예산을 세우고 결산 과정에서 어디가 잘 되었고 어디가 잘못되었는지에 대한 평가가 있어야 가계부를 통해 가정의 현금흐름이 개선될 수 있다.

지출계획을 세워라.

예산은 돈을 아껴 쓰겠다는 각오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쓰겠다는 계획이다. 어떻게 쓰겠다는 계획은 저축의 목적이기도 하다. 가계부를 절약하기 위해 쓴다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로 가계부는 돈을 잘 쓰고 행복하게 쓰기 위해 작성하는 것이다.

그래서 예산은 최대한 아껴 쓰려고 무조건 낮게만 잡아서는 안 된다. 지키지 못할 계획은 세우지 말아야 한다. 그보다는 자신과의 약속이라는 생각으로 약간 빠듯한 정도로 잡으시면 좋다.

예산을 세울 때 유의해야 할 또 한 가지는 정기적인 지출만 감안할 것이 아니라 비정기 지출, 나아가 이벤트 지출까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파트관리비나 주ㆍ부식비,외식비,교육비 같은 것들은 매달 같은 돈이 들어가지만 휴가비용이나 재산세, 자동차세, 자동차보험료, 경조사비, 명절비용과 같은 것들은 1년에 한번 또는 몇 달에 한번 지출이 된다.

거기에 부모님회갑 혹은 칠순잔치, 자녀돌잔치 같은 이벤트 지출을 감안하여야 막상 닥쳤을 때 당황하지 않고 계획된 지출을 할 수 있다.

불필요한 지출을 정리해라

많은 분들이 특별히 크게 쓴 돈이 없는데 항상 생활이 빠듯하여 저축할 돈이 없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별히 크게 해서 돈을 쓰기보다는 푼돈으로 조금씩조금씩 쓰다보니 돈이 모이질 않는다. 본인도 알게 모르게 새나가는 돈이 많다.

필요해서 산 것 같지만 사실 지나고보면 그다지 필요하지 않을 때가 많다. 당장 냉장고만 열어봐도 낭비되고 있는 먹거리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쓸 때는 기분 좋게 쓰지만 돌아서면 허무하거나 후회스런 기분이 들 때가 많다.
지출을 많이 한다고 또는 지출을 줄인다고 해서 우리의 행복의 크기가 달라지지 않는다.

아무생각 없이 쓰는 신용카드, 정기적으로 가는 마트 쇼핑, 체면을 위해 남들만큼은 쓰고 보는 경조사비, 하나라도 더 해주고픈 교육비, 만일을 위한다면서 이것저것 들어놓은 보험료에 끼어 있는 거품을 제거해야한다. 이 비용들은 사실 자녀의 대학 등록금이 될 수도 있고 당신의 노후자금이 될 수도 있는 중요한 자금들이다.

가계부를 평가해라.

가계부는 단순한 지출의 기록이 아니라 더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도구이자 가족의 역사다. 계획을 세우고 기록했다면 평가를 해야 더 나아질 수 있다. 쓰기만 하고 평가하지 않으면 열심히 쓰느라 힘들기만 하다.

매주, 매달, 매분기, 매년 그동안 쓴 가계부를 점검하고 평가해야 한다. 주간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출을 항목별로 집계하는 것이다. 지출 중 어느 부분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너무 많이 쓰는 항목은 어느 것인지, 판단하고 계획대로 쓰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 때 예산과 비교를 해야 한다. 예산 대비 얼마나 썼는지를 확인하면 초과지출한 것이 있고, 미달한 것이 있다. 예산보다 많이 썼다면 왜 많이 썼는지를 다시한번 생각하고, 다음달에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가계부를 평가할 때까지 열심히 쓰셨다면 이미 당신은 가계부 전문가이다.

결산을 함으로써 가계부는 더욱 소중한 재산이 되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가계부에 일기를 곁들여 보자.

가계부를 썼는데 단순히 숫자의 나열이라면 참 재미없는 가계부가 된다 이런 가계부는 다시 보기도 싫을뿐더러 왠만한 끈기 아니면 꾸준히 쓰기도 어렵다.

가계부를 단순 숫자 기록의 장부로 만들지 말고 그 때 그 때의 느낌과 감정을 덧붙여 의미있는 기록으로 만들자.

지출에 대한 반성의 내용도 좋지만 잘 한 부분에 대해서는 칭찬의 글도 남겨보고, 또 굳이 돈 쓴 것과는 상관없는 내용이더라도 삶 속에서,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거기에 대한 느낌을 같이 적어보자. 이왕 적는 거 혼자 하지 말고 가족들과 함께 해보자.

가족들이 함께 하는 순간 가계부는 가정 안에서 또 하나의 대화창이 된다. 가족과 함께 목표를 세워 미래의 꿈을 구체화 시키는 것도 함께 할 수 있고 가족과의 대화의 창을 만들 수 있다. 함께 반성할 것은 함께 하고 예산에 맞춘 생활과 목표가 이뤄져 가는 즐거움을 함께 공유하는 과정으로 즐거운 대화가 풍성해 질 수 있을 것이다.

가계부를 가정의 자산과 부채(대차대조표)와 연결해보자.

매달은 아니더라도 분기 및 연말 결산을 할 때는 자산과 부채도 다시 한번 평가해 봐야한다. 이 시간이 우리집 자산이 얼마나 늘어났는지를 확인하고, 부채가 줄어든 것을 자축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만약 부채가 줄지 않았다면 왜 그랬는지, 잘못된 의사결정은 없었는지 되새겨 보는 시간으로 삼아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가계부는 더욱 소중한 재산이 되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살아갈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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